30일 부산항 신선대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쌓여있다.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지난달 산업생산이 30개월만에 최대폭 감소하면서 국내 경기가 본격적인 침체기로 접어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주요국의 경기둔화와 유가의 흐름, 중국의 방역 상황 등 대외 불확실성이 높고, 그간 국내 성장세를 뒷받침했던 내수도 부진할 가능성이 높다.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어려운 경제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10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무엇보다 광공업 생산 부진이 눈에 띈다. 지난달 광공업 생산은 전월 대비 3.5% 감소했는데, 코로나19 초기인 2020년 5월(-7.3%) 이후 전월 대비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이다.
제조업이 포함된 광공업의 침체는 국내 경제의 원동력이었던 수출이 최근 부진하기 시작하면서 연쇄적으로 나타난 현상으로 해석된다. 지난달 제조업 생산을 품목별로 보면 주요 수출 품목인 자동차(-7.3%)와 반도체(0.9%)의 생산 감소가 두드러졌다. 지난달 국내 반도체 생산량은 전월에 비해 소폭 늘었지만 이전 3개월 연속 감소하는 등 생산 동력 자체가 꺾인 상태다.
반도체 재고는 전월 대비 5.4% 감소했는데, 정부는 이 역시 기업이 생산 자체를 줄인 영향이 반영됐다고 봤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반도체 업황의 불확실성이 증대되며 수요가 둔화돼 재고가 쌓이자 (기업이) 생산을 줄이면서 재고도 조정되는 흐름”이라고 말했다.
방역 조치 해제 이후 양호한 회복 흐름을 보였던 소비 지표도 주춤했다. 올해 들어 꾸준히 감소세를 보였던 소매판매지수는 전월 대비 0.2% 줄었으며 서비스 소비 수준을 가늠케 하는 서비스업 생산도 같은 기간 0.8% 감소했다. 어 심의관은 “대표적 소비자 서비스 업종인 숙박음식점, 개인서비스업, 운수창고업 등이 모두 좋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특히 올해들어 금리가 가파르게 오른 반면, 고물가 상황은 장기화하고 있어 민간소비 동력도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물가가 많이 올라 실질소득이 감소한 것도 계속 민간 소비에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경기 침체 흐름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경기는 이미 하강 국면으로 접어든 상황이고 성장 동력도 많이 약화됐다”며 “경기 하강 흐름은 내년까지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불확실한 대외 여건도 향후 수출 감소세를 지속시키는 요인이다. 특히 한국의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의 고강도 방역 조치가 지속되면서 대중국 수출 타격도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유럽 등 주요국의 경기 침체도 가시화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분석자료를 내고 “글로벌 경기둔화 등으로 수출과 투자 여건이 악화되는 가운데 내수 회복강도가 제약되면서 향후 경기흐름의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최근 주택 가격 하락에 따라 얼어붙은 부동산 시장 역시 경기 침체를 가속화할 향후 뇌관으로 지목된다. 최근 부동산 투자와 관련한 자금시장 경색이 지속되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지난달 건설 수주는 전월 대비 절반 이상(58.2%) 줄었다. 주 실장은 “9월까지 괜찮은 건설 수주가 지난달 급감했다”며 “내년도 건설 경기를 낙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창준 기자 jchang@kyunghyang.com
▶ 백래시의 소음에서 ‘반 걸음’ 여성들의 이야기 공간
▶ ‘눈에 띄는 경제’와 함께 경제 상식을 레벨 업 해보세요!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