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은 28일(현지시간) 블록파이가 미국 뉴저지주 트렌턴에 위치한 파산법원에 파산법11조에 따른 파산보호신청을 했다고 전했다.
미국 파산법원에 따르면 블록파이의 상위 10명에게만 12억달러에 가까운 채권을 보유하고 있는데다, 전체 채권 총액은 이보다 훨씬 큰 것으로 추산된다. 최대 채권자는 투자 신탁회사인 앙카라트러스트로 7억2900만달러의 채권을 보유했다.
지난 2017년 설립된 블록파이는 고객의 가상화폐를 담보로 돈을 빌려주는 방식의 영업을 해 왔다. 가상화폐가 인기를 얻으면서 블록파이의 대출 사업은 빠르게 성장해 지난 3월까지 총 대출 개시액이 470억달러 이상으로 늘어났다.
그러나 블록파이의 사업 확장세는 올해 초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가격이 폭락하면서 흔들리기 시작했다. 블록파이는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헤지펀드 쓰리 애로우즈 캐피털에 제공한 대출에 심각한 손실을 입었고 이를 만회하기 위해 FTX의 계열사 알라메다 리서치로부터 4억달러(약 5300억원) 상당의 한도 대출을 받아야 했다.
동시에 블록파이는 FTX에 2억7500만 달러 상당의 스테이블 코인을 제공하고 FTX가 발행한 토큰 FTT를 담보로 자금을 빌리는 등 의존도가 깊어졌다.
그러나 최근 FTX가 파산보호를 신청하자 블록파이는 뒤이어 유동성 위기에 빠졌고 최근엔 고객의 자금 인출도 중단됐다. 2주 전부터 파산을 신청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고 정리해고 가능성도 제기됐다.
WSJ는 “블록파이 파산 사례는 한 가상화폐 업체의 부실이 문제가 있는 자산을 통해 방어막 없이 다른 업체의 대차대조표에 구멍을 뚫을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원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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