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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화물연대 총파업

남부 덮친 가뭄에 기업들도 '비상'…"화물연대 파업도 힘든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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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오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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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윤선정 디자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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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전남을 중심으로 남부지방에 극심한 가뭄이 이어지면서 공업용수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광주 등 대도시와 여수·광양 산단까지 가뭄의 영향권에 들면서 31년 만의 제한급수까지 거론된다. 화물연대가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공업용수 확보까지 어려워지면 생산 차질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기업들은 아직까지 가뭄에 따른 영향은 크지 않다면서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28일 업계와 행안부 등에 따르면 남부지방의 가뭄이 장기화되면서 주변 주요 댐의 저수율이 예년 60% 수준으로 낮아졌다. 최근 6개월(5월 2일~11월 1일) 동안 호남·영남·제주 지역 누적 강수량이 평년 대비 65% 수준인 666.0㎜에 그치면서 주암댐과 수어댐, 섬진강댐, 동복댐 등 유역 내 주요 댐들이 물 공급 한계 수위에 도달한 것이다. 겨울철 강수도 비슷한 수준일 경우 저수율은 내년 초까지 하락할 전망이다.

이들 댐이 공급하는 공업용수는 인근 주요 산단의 생산 공정에 사용된다. 여수·광양산단은 주암댐과 수어댐, 섬진강에서 하루 평균 94만여톤의 공업용수를 공급받고 있으며, 이들 댐의 저수율은 지속 하락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비축해 둔 용수로 공장을 가동하고 있으나,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공장 가동에 영향을 줄 우려가 있다.

특히 반도체처럼 공업용수를 많이 사용하는 업종의 경우 공업용수 확보가 어려워지면 수입 비중이 느는 등 원가 상승이 현실화될 우려가 있다. 지난해 TSMC도 대만에 56년 만의 기록적인 가뭄으로 공업용수를 긴급 조달하는 등 IC·패널 생산에 차질을 빚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남부에 공장이 없어도 공업용수 품귀 현상이 지속되면 장기 생산 계획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가전 생산 공장이 가뭄의 영향권 내에 있는 삼성전자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생활가전을 전문으로 생산하는 삼성전자 광주사업장은 아직 공업용수 부족 등 직접적인 문제를 겪고 있지는 않지만, 자발적으로 절수 대책을 수립하는 등 물 절약에 동참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생산에 차질은 없지만 지자체 방침에 따라 사업장 자체적으로 절수를 시행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현재 민주노총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의 총파업이 5일차에 접어들면서 정부가 관련 위기경보를 최고단계인 '심각'으로 격상하는 등 강대강 대치가 이어지고 있는 점도 우려스럽다. 운송 거부가 전국적으로 확산하면서 항만 등 주요 물류시설의 운송 차질이 계속되고, 완성차와 타이어, 철강 등 주요 제조업종의 '가동 중단' 위기가 확대됐다. 가전·반도체 등 업종도 파업 결과에 따라 가격 인상 등 악영향 우려가 있다.

기업들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용수를 비축하고 추가 취수원을 확보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수자원공사와 지자체도 기업 정상 가동을 위해 섬진강 등 인근 하천에서 용수를 추가로 끌어오는 계획을 세우고 있지만, 인근 주민들의 피해가 예상되는 만큼 보상 논의에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후부터 이튿날(29일)까지 전국에 20~80㎜의 비가 예보됐으나 해갈에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여름 남부지역의 강수량이 워낙 적다 보니 1~2차례의 비로는 저수율 상승이 어렵기 때문이다. 기상청은 이번 겨울철(12월~2월) 강수량을 평년과 비슷하거나 적은 20~30㎜로 예보했는데, 이 역시 가뭄 수준의 강수량이다. 광주시는 내년 2월쯤 1992년 이후 31년 만의 제한급수를 검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공업용수는 업종을 불문하고 거의 모든 공정에서 반드시 필요한 만큼 취수원 확보가 필수적"이라며 "남부 지역 가뭄이 매해 반복되는 만큼 선제적으로 확보한 용수 비축량이 남아 있는 상황이지만, 장기화되면 생산 차질이 불가피하다"라고 말했다.

오진영 기자 jahiyoun2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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