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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화물연대 총파업

파업 후 처음 만났지만 '안전운임제' 간극 못좁혀…되레 갈등만 키웠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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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화물연대 협상 결렬]

양측 견해차만 확인한 채 헤어져…이달 30일 2차 협상

원희룡 “이 정부는 다르다는 것 보여줄 것” 강경 입장

화물연대 "진정성 없어…업무개시명령에 총파업 지속"

철도·지하철 연쇄파업… 2차 협상 결과 '동투' 분수령

[세종=이데일리 박종화 하지나 기자] 정부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가 총파업 종료를 위한 협상에 실패했다. 정부는 내일부터 조합원을 강제로 업무에 복귀시키기 위한 ‘업무개시명령’ 절차를 밟는다. 화물연대는 업무개시명령에 상관없이 파업을 지속하기로 했다. 양측이 협상을 계속 이어갈 계획이지만 ‘강 대 강’ 대립을 쉽사리 풀긴 어려워 보인다. 다음 달까지 민주노총에서 줄파업을 예고한 상황에서 이달 30일 열리는 화물연대 2차 협상 결과가 앞으로의 파업 향방을 결정지을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이데일리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이하 화물연대) 관계자들이 28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에서 총파업 시작 후 첫 교섭을 하기 위해 회의실에 입장해 대화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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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 후 처음 마주앉았지만 평행선 달리다 헤어져

국토교통부와 화물연대는 28일 안전운임제(화물차 과속과 운전자 과로를 막기 위한 최저 운임) 개선을 위한 교섭을 열었다. 안전운임제 개선을 주장하며 화물연대가 24일 파업에 들어간 후 첫 공식 만남이다.

이번 협상에서 양측은 서로의 견해차만 확인한 채 헤어졌다. 화물연대는 안전운임제 일몰 폐지·적용 품목 확대를, 국토부는 일몰 3년 연장·품목 확대 불가를 고집했다. 일각에선 국토부가 일부 품목 확대를 수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국토부는 “전혀 검토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국토부 관계자는 “정부는 입장을 확실히 정했고 당정 협의를 통해서 (여당과) 공유했다”며 “(앞으로는) 국회에서 여당과 야당이 논의해 (대안을) 이끌어내야 한다고 판단한다”고 협상 분위기를 전했다. 화물연대 측은 “(안전운임제는) 범정부 사안이기 때문에 권한이 없다는 말만 국토부가 반복하다 협상이 끝났다”며 정부를 비판했다. 양측은 이달 30일 다시 만나기로 했다.

이르면 내일 오후부터 업무 강제 복귀 절차

협상이 성과 없이 끝나면서 정부는 파업 강제 종료를 위한 업무개시명령을 29일 국무회의에 상정하기로 했다. 업무개시명령은 파업에 따른 국가 경제 피해가 클 때 강제로 업무에 복귀하도록 하는 제도다. 업무개시명령에 한 번 불응하면 화물운송 자격을 30일 정지하고 재차 불응하면 자격을 취소한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파업 사흘째부터 시멘트 재고가 다 떨어지고 레미콘 생산과 건설 공사가 중단되고 있기 때문에 피해가 심각하다고 본다. 다른 부분도 이제 (피해) 가시화 초기 단계라고 볼 수 있다”며 업무개시명령 발동 배경을 설명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5시부터 오전 10시까지 전국 항만 컨테이너 반출입량은 6208TEU로 평시 대비 평시(3만6824TEU)와 비교하면 5분의 1 수준을 밑돌았다. 광양항과 평택·당진항, 울산항 등에선 컨테이너 물동이 사실상 멈춰 섰다.

업무개시명령이 발동되는 건 2004년 제도가 도입된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국토부는 이미 업무개시명령서 교부 대상을 정하기 위한 실무 준비를 상당 부분 마쳤다. 이르면 29일 오후부터 파업 참여 인원에게 업무개시명령서를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운송 복귀 거부자는 물론 업무개시 명령 위반을 교사·방조하는 집행부에 대해서도 엄정하고 신속하게 수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무개시명령 발동되면 노·정 관계는 더 극단으로 치달을 수밖에 없다. 화물연대 관계자는 “업무개시명령이 내려져도 파업은 계속 지속할 것이다”며 “30일 다시 만나기로 하고 업무개시명령을 내리는 건 국토부가 진정성이 없다는 것 아니겠느냐”고 주장했다. 원 장관은 정부와 노조가 강 대 강으로 대치할 수 있다는 우려에 “강 대 강 대치가 아니라 법 대 강의 대치가 되는 것”이라며 “불법과 떼법, 정치적인 계산이 서로 손잡고 초법적인 관행을 기정사실화하는 부분에 대해 이 정부는 다르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줄 것”이라고 했다. 이 때문에 이달 30일 2차 협상에서도 결실을 기대하기 어려운 이유다.

지하철·철도 등 연쇄파업에 노·정 ‘기 싸움’ 조짐

앞으로 이어질 연쇄 파업은 상황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공공운수노조 산하 서울교통공사 노조와 철도노조는 각각 30일, 다음 달 2일 총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노조와 정부 양측 모두 이번 기 싸움에서 밀리면 앞으로 대정부·노조 기조가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한다.

노·정 갈등은 다음 달 철도노조 파업에 이르러 극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철도노조는 정부가 추진하는 인력 감축과 철도산업 구조조정을 파업 명분으로 삼고 있다. 철도 관제권과 시설 유지·보수권을 국가철도공단으로 넘기고 차량 정비시장을 민간에 개방하려는 국토부 계획이 ‘쪼개기 민영화’라고 주장한다.

철도노조 파업에 대해 원 장관은 “국토부는 (코레일과 노조 간 관계에서) 제3자 입장이다. 노사 협상 타결이 잘 되길 바란다”며 “있지도 않은 민영화를 들고 나와서 정치적인 파업을 한다면 그때도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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