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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정부는 데이터 통크게 제공 기업은 데이터 마음껏 활용 'AI 데이터 혁신' 손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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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정부·지방자치단체와 손잡고 교통 데이터와 인공지능(AI)을 결합한 솔루션을 만들었습니다. 그 결과 교통 흐름을 개선해 시민 안전을 지키는 것은 물론 저탄소 경제 효과를 창출했습니다. 이 디지털 도로 인프라스트럭처는 의심할 여지 없이 한국을 자율주행 선도국가로 이끌 것입니다."

AI 전문기업 라온피플은 대한민국이 세계 최고 수준의 자율주행 인프라 국가가 될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자회사인 라온로드를 통해 서울과 경기를 비롯한 권역별 주요 도심에 AI 알고리즘이 적용된 스마트카메라를 설치하고 데이터를 확보하는 정부 사업을 수행하면서 갖게 된 확신이다.

라온로드의 AI 기반 지능형교통체계(ITS) 솔루션은 교통 혼잡과 정체 등 교통 문제를 해결하고자 AI 영상을 분석해 도로 위 차량과 보행자를 감지하고 위치, 속도, 이동방향, 시간 등 정보를 수집한다. 이렇게 수집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교차로 통행량을 측정해 교통신호를 알맞게 조정하거나 무단횡단 등 보행자 위험 정보를 파악해 주변 차량에 알려준다. 도시 전체의 차량 보행자 이동 정보를 수집·분석해 도시의 이동 효율성을 높이는 데도 AI를 활용한다.

결과는 놀라웠다. 지난해 경기 안양시에서 스마트교차로 실시간 신호제어를 운용해 교통 지체 시간을 11.5% 단축하는 성과를 거뒀다. 또 스마트교차로에서 신호 정보와 연계해 신호 위반, 무단횡단, 정지선 위반 등 위험 상황을 통계로 분석·제공함으로써 도시 교통 안전 정책 수립에도 크게 기여했다.

문제는 사업 초기에 이를 구현하는 데이터를 확보하기 쉽지 않았다는 것이다. 라온로드 관계자는 "AI 학습을 위한 도로 차량 데이터는 대부분 외국의 공개형 데이터뿐이었다"며 "이 때문에 차량 형태나 종류가 우리 실정에 맞지 않고, 평지에서 촬영한 평범한 이미지이거나 낮 등 환경이 좋은 이미지가 대부분이어서 애로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돌파구는 정부가 주관하는 AI 학습용 데이터 구축 사업이었다. 이로써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과 손잡고 AI 학습과 고도화에 필요한 데이터를 대거 확보할 수 있게 됐다. AI 학습용 데이터 구축 사업을 진행하며 2020년부터 최근까지 △고속도로와 시내도로 차량 영상 데이터 △번호판 데이터 △교차로 신호 데이터 △폐쇄회로(CC)TV 기반 교통 정보 계측 데이터 등을 순차적으로 수집할 수 있었다.

또 대량의 AI 데이터와 만나면서 국내 도로 교통 AI 검지 성능이 크게 향상됐다. 라온로드는 "특히 CCTV 같은 인프라에서 수집하는 데이터는 도로 이동에 대한 실시간 전수 데이터라는 측면에서 매우 귀중하다"며 "자율주행차가 운행하려면 주변의 상세한 교통 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신해야 하고 이를 통해 가장 효율적인 운행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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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온피플의 혁신은 크게 경제·사회·산업적 성과 측면에서 선도 사례로 평가받는다. 경제적 성과 측면에서 라온로드는 신규 솔루션으로 AI 영상 분석과 관련해 60억원 이상 매출을 올렸다. 이는 한국도로공사 등 공공기관과 전국 주요 지자체에 솔루션을 공급한 데 따른 성과다.

사회·환경적 측면 성과도 놀랍다. 교차로 신호체계 개선으로 지체 시간 감소는 물론 횡단보도 보행자 안전 강화에 따른 교통약자 보호 효과를 이끌었다. AI 기반의 ITS가 확대될수록 지체 시간 감소에 따른 탄소 배출 저감 등 환경 측면에서도 선순환이 일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산업적 측면에서 첨단 교통 인프라의 해외 수출 가능성이 기대되는 가운데 한국의 독보적인 자율주행 도로 환경을 세계에 알리고 관련 시장 촉진 효과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강병기 라온로드 부사장은 "자율주행은 차량 관점의 기술 혁신 못지않게 도로 인프라의 디지털화가 대단히 중요하다"며 "차량과 상호작용해 정체와 정지 상황을 줄이는 한국의 디지털 도로 역량은 자율주행 부문에서 세계적 수준의 인프라이자 저탄소 경제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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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스마트교차로 사업이 성장하는 데 정부가 개방한 AI 학습 데이터가 큰 역할을 한 것처럼, 다른 산업에서도 데이터 개방이 새로운 서비스와 산업 혁신을 추동하는 화수분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큐포올 역시 NIA와 손잡고 양질의 AI 데이터를 통해 국민이 체감하는 혁신 서비스를 만들고 있다. AI 기반의 혁신 서비스로 청각장애인과 비장애인 간 소통의 폭을 넓히며 사회적 이해 증진에 기여하고 있는 것이다.

회사는 AI 학습용 데이터 구축 사업을 통해 확보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청각장애 아동과 가족을 위한 수어 교육 서비스를 만들었다. '따뜻한 기술로 공정한 사회를 만든다'는 비전을 가지고 창립된 소셜벤처 기업인 이큐포올은 사회현안 해결 지능정보화 사업을 통해 열차나 다중이용시설 내 안내방송 수어 접근성 솔루션을 선보이고, 인공지능 셋톱박스를 활용해 청각장애 아동을 둔 가족을 위한 수어 교육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50만건 이상의 한국수어·한국어 인식을 위한 AI 학습용 데이터, 비디오와 키포인트 가공 도구를 개발하는 기술 역량으로 일찌감치 주목받았다. 그 공로를 인정받아 올해 대통령 표창을 수상했다.

이 같은 성과에 대해 NIA 관계자는 "앞으로도 자율주행, 공공 분야뿐만 아니라 전 산업에서 필요한 대규모 AI 데이터를 구축·개방해 혁신 AI 서비스 개발 기반 조성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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