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새 재고 쌓여...전국 곳곳 물류 피해 확산
철강 3사 못 내보낸 물량만 31만5000t 달해
주유소 ‘기름 부족’ 현실화...주문 90% 소화
화물연대-정부 28일 첫 교섭 결과 ‘예의주시’
28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가 지난 24 0시부터 파업을 시작한 뒤 국내 주요 제철소의 육로 배송은 여전히 막혀 있다. 철도와 해상 운송을 통해 평시 대비 10% 미만의 물량만 출하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화물연대 총파업 닷새째인 28일 오전 경기도 의왕시 내륙컨테이너기지(ICD)에 화물차들이 멈춰 서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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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이 지나 파업 닷새째에 접어들자 쌓인 컨테이너가 부두에 적체되면서 항만 기능이 마비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부산과 인천에서는 일부 비조합 차량이 드나들고 있지만 전남 광양항과 포스코 광양제철소, 여수국가산업단지의 물류 차질은 극심한 상태다.
파업 이후 철강 3사(포스코(005490)·현대제철(004020)·동국제강(001230))가 내보내지 못한 물량은 주말을 제외해도 약 31만5000톤(t)에 달한다. 포스코는 포항제철소에서 2만t, 광양제철소에서 1만5000t의 물량을 육로를 통해 운송하고 현대제철은 당진·인천·포항·순천·울산공장 등 전국 5개 사업장에서 하루 평균 5만t의 물량을 출하하고 있다. 동국제강은 하루 평균 2만t의 물량을 출하한다.
특히 포스코는 지난여름 태풍 피해로 본 침수 피해 복구에 필요한 자재와 부자재라도 나를 수 있도록 화물연대에 호소하고 있다. 포스코 측은 “포항제철소 수해복구를 위한 설비자재 입출고 운송이 가능토록 협조를 지속 요청 중”이라며 “현재 복구용 자재는 들어오고 있다”고 밝혔다.
파업에 대비해 물량을 비축해두고 공장 부지에 물건을 쌓는 식으로 버티고 있지만, 그것도 길어야 일주일에서 최대 열흘 버틸 수 있는 수준이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주말이 지나면서 쉽지 않은 상황에 다다르고 있다”며 “부산과 인천에서는 평소 대비 반밖에 출하하지 못하고 있고 포항과 당진은 막혀 있어 지역별 피해 상황을 집계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동조합 화물연대본부의 총파업 나흘째인 지난 27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성신양회 수색공장에 시멘트 수송 열차가 운행을 멈추고 있다.(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
‘주유 대란’의 불안도 엄습하고 있다. 에쓰오일(S-OIL(010950)), SK이노베이션(096770),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등 4대 정유사 차량 중 70~80%가 화물연대 조합원이어서 재고가 떨어진 주유소의 휘발유와 경유 공급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벌써 일부 주유소에서는 공급 부족 사태가 현실화하는 모습이다. 조상범 대한석유협회 팀장은 “이용자가 많아 회전이 빠른 주유소는 이번주부터 재고가 여의찮은 곳들이 나올 것”이라며 “현재 주문의 90% 정도는 맞추고 있지만 사태가 장기화하면 더 낮아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날 오후 진행되는 화물연대와 정부와의 첫 교섭 결과를 주목하고 있다. 정부는 파업 닷새째를 맞아 물류 피해가 커지자 위기경보단계를 최고단계인 ‘심각’으로 격상했다. 정부는 위기 발생 때 ‘관심’→‘주의’→‘경계’→‘심각’ 4단계로 이뤄진 위기경보체계를 발동한다.
단 교섭 전망은 밝지 않다. 화물연대는 안전운임제를 영구화하고 품목을 확대하라고 요구하는 반면 정부는 안전운임제는 3년 연장하되 품목 확대는 안 된다며 극명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정부가 오는 29일 국무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화물연대에 대한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은 운송사업자나 운수종사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화물운송을 집단 거부해 커다란 지장을 주는 경우 국토부 장관이 업무개시를 명령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운수종사자가 이를 거부하면 3년 이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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