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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종합부동산세 폭탄 논란

종부세 1주택자 32%가 저소득층… 은퇴자 稅부담 가중 현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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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가 年소득 5000만원 이하

기재부 “조세 불복 등 불만 커져”

동아일보

국회가 종부세 개편안 막바지 심사에 돌입한 가운데 기획재정부가 27일 참고자료를 통해 종부세 부담 완화를 골자로 한 정부안 통과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부동산중개업소에 붙은 세무상담 안내문.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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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종합부동산세(종부세)를 내는 1주택자 중 절반 이상의 연소득이 5000만 원 이하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10명 중 3명 이상은 최저임금 수준인 2000만 원 이하 소득자였다. 문재인 정부가 종부세 인상을 추진할 당시 제기됐던 저소득 은퇴자의 세 부담 증가가 현실화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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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재정부는 27일 종부세 개편 필요성에 대한 자료를 내고 “종부세가 과세되는 1주택자의 상당수는 저소득층”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기재부에 따르면 올해 종부세 고지서를 받은 1주택 납세자 중 연소득이 5000만 원 이하인 사람은 12만 명으로 52.2%에 이른다. 이들은 1인당 평균 77만8000원의 세금을 내야 한다. 연소득이 2000만 원 이하인 사람도 7만3000명(31.8%)으로 평균 74만8000원의 세금을 부담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기재부는 ‘종부세는 정부안으로 정상화돼야 합니다’라는 제목의 이 자료에서 “납세자의 담세(擔稅)력을 뛰어넘는 과도한 세 부담으로 조세불복 등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면서 “부동산 과열기에 도입된 종부세 강화 조치는 금리 인상 등 주택 보유자 부담 증가, 부동산 시장 하향세 등을 감안해 지속가능한 수준으로 정상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종부세 과세대상 37만5000명 급증… 지방-비강남으로 확산

기재부, 종부세 개편 자료

초고가주택보다 낮은 가격 주택이
세금 더 크게 오르는 ‘역진현상’ 발생
정부, 야당의 ‘공시가 11억案’ 거부

기재부는 이 자료에서 소득수준과 지역을 불문하고 종부세 납세 인원이 크게 늘고 세 부담도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기재부에 따르면 올해 종부세 과세 대상으로 새로 진입한 사람은 37만5000명으로 평균 244만9000원의 세금을 부담한다. 올해 종부세액이 지난해보다 늘어난 사람도 47만1000명으로 전체 납세자의 38.7%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 공동주택의 공시가격이 지난해보다 17.2% 급등하고 1주택자 추가 공제가 무산되면서 초고가주택보다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은 주택 보유자의 세금이 더 크게 오르는 ‘역진 현상’이 발생했다. 가령 작년 공시가 12억 원이었던 아파트는 올해 공시가격이 14억1000만 원으로 뛰면서 과세표준(세금을 매기는 기준)이 95.8% 폭등했다. 같은 기간 공시가격 15억 원, 20억 원짜리 주택의 과세표준 증감률이 각각 4.2%, ―13.0%에 그친 것과 대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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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대표적인 종부세 납부 지역으로 여겨졌던 서울과 강남 이외에 지방과 비(非)강남 지역에서도 종부세 대상자가 늘었다. 기재부에 따르면 올해 종부세 대상자 중 작년 대비 세금이 늘었거나 새로 종부세를 내는 사람 비중이 가장 높은 지역은 인천(84.3%)이었고 부산(83.1%), 경기(77.9%), 대전(69.5%) 등이 뒤를 이었다. 서울에서 종부세액이 늘거나 새로 종부세를 내는 사람 비중이 가장 높은 지역도 지난해 집값이 급등한 노원(85.9%)이었고 도봉(84.0%), 강동(77.0%), 중랑(76.3%), 동작(74.2%) 등 주로 강북권이 그 뒤를 이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도 종부세 대상자가 증가하고 세 부담이 커지는 것에 우려를 나타냈다. 최근 기재위 전문위원은 검토보고서에서 “종부세 납세의무자가 증가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며 “납세자의 조세순응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 등을 감안할 때 공제액 상향을 통해 세 부담을 완화할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지적했다.
○ 정부, 야당 ‘11억 원 종부세案’도 거부

국회 기재위 조세소위원회가 28일 막바지 법안 심사에 돌입하는 가운데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정부안과 다른 종부세 개편안을 주장하고 있다. 정부안은 종부세 기본공제 금액을 1주택자는 현행 11억 원에서 12억 원으로, 다주택자는 6억 원에서 9억 원으로 올리도록 돼 있다. 반면 민주당은 1주택자와 다주택자 종부세 기준선을 11억 원으로 맞추는 대신에 다주택자 공제액은 현행 6억 원을 유지하는 방안을 내놨다. 종부세 대상자 수는 줄이면서 대상자에게는 더 무거운 세금을 물리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민주당의 이 방안은 다주택자의 합산 공시가격이 11억 원을 넘는 순간 세액이 급격히 늘어나는 ‘문턱 효과’가 우려되고 있다. 공시가격이 10억9900만 원인 다주택자는 종부세를 한 푼도 내지 않지만 11억 원을 조금이라도 넘으면 수백만 원의 세금을 내야 하는 것이다. 이에 기재부는 “민주당 안에 동의할 수 없다”는 내부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금은 과세 대상 금액이 커질수록 과세액도 조금씩 증가하는 구조여야 하는데 민주당 방안은 특정 시점에 한꺼번에 세 부담이 늘어나는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또 민주당의 다주택자 중과세 방침에 대해서도 이날 자료를 통해 “해외 주요국에서 주택 보유 수에 따라 보유세를 차등 과세하는 나라는 없다”면서 반대 입장을 명확히 했다.

국회 기재위 조세소위는 종부세 외에도 최근 현안으로 떠오른 금융투자소득세 유예와 법인세율 인하 여부 등을 심사할 계획이다. 상임위 심사 마감기한인 30일까지 합의안이 도출되지 않으면 정부안이 원안 그대로 본회의에 상정된다. 이 경우 민주당 의원들의 반대로 정부안이 부결될 가능성이 높다.

세종=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세종=서영빈 기자 suhcrat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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