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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n번방 공익’ 잊었나…사회복무요원에게 개인정보 떠넘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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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법정 의무교육 이수도 떠넘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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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랑구 구립신내경로복지센터에서 일하는 사회복무요원들은 “주민등록번호와 주소, 복용약, 보유 질환, 동거 상태 등 개인정보가 담긴 서류를 보고 사회복지시설정보시스템(포털)에 회원 등록하는 업무를 지시받았다”고 했다. 사회복무요원 박아무개(22)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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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한 노인복지센터 직원들이 업무용 아이디와 패스워드를 사회복무요원들에게 알려준 뒤 주민등록번호와 주소, 전화번호, 질환·복용약 등 민감한 개인정보가 담긴 문서 처리를 대신 맡겨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사실은 위법한 업무 지시를 참다 못한 사회복무요원들이 최근 해당 구청과 병무청에 민원을 내면서 알려졌다. 2020년 ‘엔(n)번방’ 사건 당시 사회복무요원의 개인정보 무단 조회·유출 사실이 드러나면서 사회복무요원의 정보화시스템 접속이 일체 금지됐지만, 이후에도 여러 공공·위탁기관에서 아이디·패스워드 공유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 (관련 기사 보기 : 조주빈과 ‘아동살해 모의’ 공익요원, 고교 담임교사 7년간 스토킹 )

서울 중랑구청에서 위탁 운영하는 신내경로복지센터에는 900명 가까운 노인이 회원으로 등록돼 있다. 이곳에서 근무하는 사회복무요원 4명은 직원용 아이디와 패스워드를 넘겨받아 노인 개인정보를 사회복지시설정보시스템에 입력하는 업무를 해왔다고 한다. 사회복무요원 박아무개(22)씨는 <한겨레>에 “직원이 어르신들의 주소·전화번호 등 개인정보를 주면서 시스템에 등록하는 업무를 시켰다. 독립적인 공간도 아닌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1층 북카페에서 업무를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2020년 4월 병무청은 엔번방 사건을 계기로 사회복무요원의 개인정보 취급 업무 자체를 금지했다. 현행 전자정부법은 공무원 등이 정보시스템 접근 권한을 다른 사람과 공유할 경우 3년 이하 징역이나 3천만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도록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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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랑구 구립신내경로복지센터 한 직원이 단체 대화방에서 사회복무요원들에게 법정 의무교육 대리수강을 지시한 정황. 사회복무요원 박아무개(22)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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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서울 중랑구 구립신내경로복지센터에 마련된 ‘디지털 배움터’에서 사회복무요원 2명이 복지센터 직원들의 온라인 법정 의무교육을 대신 듣고 있다. 사회복무요원 박아무개(22)씨 제공.


사회복무요원들은 요양보호사 등 직원들이 받아야 하는 온라인 법정 의무교육도 자신들 몫이었다고 했다. 직원들의 서울시평생학습포털 아이디·비밀번호가 적힌 쪽지를 받아 센터 내 컴퓨터 여러 대에 나눠 로그인한 뒤 ‘직장 내 괴롭힘 방지 사이버교육’ 등을 대리 수강했다는 것이다.

허위로 업무 문서를 작성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사회복무요원 채아무개(25)씨는 “어르신들 투약 기록 등을 요일마다 작성해야 한다. 그런데 그런 기록 없으면 열 체크, 어르신 출입 시간 등을 (알아서) 작성하라는 지시를 받기도 했다”고 전했다.

민원을 접수한 중랑구청과 병무청은 지난 8일 센터에 나와 현장 조사를 했다. 신내경로복지센터 관장은 27일 <한겨레>에 “현장 조사를 받고서야 그런 일이 있었다는 것을 파악했다. (개인정보 처리를 맡긴 것은) 어떤 이유로든 잘못”이라고 밝혔다. 온라인 교육 대리 수강과 관련해서는 “나이 많은 요양보호사들이 사회복무요원에게 도움을 요청했다고 한다. 재발 방지 대책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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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랑구 구립신내경로복지센터 직원들의 서울시평생학습포털 아이디가 적힌 종이. 사회복무요원 박아무개(22)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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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영 기자 jy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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