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프랑스 동부 스트라스부르에 있는 프랑스 R-CUA 공장의 파이프에 "천연가스"라고 적힌 스티커가 붙어 있다.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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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난을 겪고 있는 유럽연합(EU)이 27개 회원국이 내년 역내 저장고를 채우는 데 필요한 전체 천연가스의 15%를 공동 구매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러시아산 가스는 공동구매 대상에서 제외된다.
24일(현지시간)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카드리심슨 EU 에너지정책 담당 집행위원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에너지이사회 특별회의 이후 기자회견에서 EU 에너지 장관들이 2023년에 회원국 저장고를 채우는 데 필요한 양의 15%에 해당하는 135억㎥의 천연가스를 공동구매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천연가스 공동구매는 지난 2020~2021년 EU가 코로나 19 백신을 공동구매한 경험을 에너지 분야에도 적용해보려는 시도다. 동시에 우크라이나 사태 와중에 러시아가 천연가스ㆍ석유 등 에너지 자원을 서방에 대한 정치적 압박의 도구로 사용하는 ‘에너지 무기화’ 경향을 한층 노골화하는 데 대한 대응 차원이기도 하다.
공동구매는 EU 회원국 가스회사들이 저장고를 채우는 데 필요한 가스양 자료를 EU 집행위원회에 제출하면, 집행위원회가 각국 수요를 취합해 구매를 담당할 중개상을 찾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가스회사들이 저장고 충전에 필요한 가스를 직접 시장에서 구매하는 대신 EU 집행위원회를 통해 구매하도록 한 것으로 회원국 간 구매 경쟁을 완화하려는 목적이다.
보도에 따르면 EU 회원국 장관들은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공동구매 대상에서 제외하는 데도 동의했다. EU 장관들의 이날 합의는 내달 이사회를 거쳐야 확정된다. 하지만 EU 순환의장국인 체코의 요제프 시켈라 산업장관은 “이 문제에 대한 논의가 마무리됐으며 추가 논의 없이 제안이 승인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타스 통신은 전했다.
천연가스 가격 상한제에 대해서는 회원국 간 이견을 보인 끝에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앞서 EU 집행위원회는 내년 1월부터 1년간 유럽 천연가스 가격 지표인 네덜란드 TTF 선물가격 상한제 발동 기준을 1메가와트시(㎿h)당 275유로(약 38만원)로 설정하자고 회원국들에 제안했지만, 여러 회원국이 지나치게 높은 액수라며 반대했다. EU 에너지 장관들은 내달 13일 다시 임시 이사회를 열어 논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정희윤 기자 chung.hee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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