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 변수 안정세에 국내 금융상황·성장세 둔화 등 고려
금통위 위원들, 최종 금리 연 3.5%와 3.75% 놓고 이견
의사봉 두드리는 총재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서울 중구 한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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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여전히 물가 대응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금리 인상 속도 조절에 나선 모습이다. 외부 충격에 따른 원·달러 환율 급등과 같은 대외 변수는 안정세를 보이는 반면 자금시장 경색과 성장세 둔화 같은 국내 요인의 중요성은 커지고 있어서다. 특히 금통위가 통화정책방향 문구에 “당분간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히면서 ‘3개월’가량에 해당하는 ‘당분간’이라는 문구를 추가한 것은 현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이 종료 시점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는 해석이 나왔다. 금통위의 최종 금리 수준을 놓고는 연 3.50%와 3.75%를 점치는 입장이 갈린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24일 통화정책방향 회의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여전히 물가를 낮추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그는 “최종 금리에 도달한 이후에도 금리를 낮추기 위해서는 물가가 목표 수준으로 충분히 수렴하고 있다는 증거를 확신한 이후에 금리 인하에 관한 논의를 하는 것이 좋고, 지금은 언제 금리를 인하할 것인지 논의하기에는 좀 시기상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올 11~1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해 물가 상승률이 높았던 기저효과 때문에 일시적으로 상당폭 떨어지더라도, 내년 초에는 여전히 높은 수준의 물가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최종 금리에 도달하는 지점이 머지않았다는 점도 시사했다. 이 총재는 “(금통위원 중) 최종 금리가 3.5% 정도 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는 분이 세 분, 3.25%에서 멈추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하는 분이 한 분, 3.5%에서 3.75%로 올라갈 가능성을 열어두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분도 두 분 계셨다”고 말했다. 고점을 3.75%까지 열어두더라도 현재로선 대다수 위원이 3.50%를 보고 있는 셈이다.
통화정책을 운용하는 데 있어 국내 요인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한 점도 지난달 금통위와 비교해 눈에 띄는 변화였다. 이 총재는 “10월에는 외환시장 변동성이 상당히 큰 상황이었기 때문에 대외 요인에 더 많은 중점을 두고 최종 금리를 고려했다면, 이번에는 금융안정 상황을 어떻게 고려해야 되는지, 성장세가 많이 둔화되는 것을 더 고려해야 된다는 그런 측면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우리 금리정책에는 국내 요인이 먼저고 (그다음에) 미 연방준비제도의 영향을 본다”고도 했다.
시장에서는 내년 1분기에 금리 인상 사이클이 종료될 것으로 내다보면서도 최종 정책금리에 대한 전망은 3.50%와 3.75%로 엇갈렸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1월 추가 0.25%포인트 인상으로 최종 금리 3.50%에서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이 종료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내년 1월과 2월 추가로 0.25%포인트씩 인상해 최종 기준금리가 3.75%가 될 것이라는 전망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이윤주 기자 run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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