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총파업을 이틀 앞둔 지난 23일 오전 경기도 의왕시 내륙컨테이너기지(ICD)에 화물차들이 오가고 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는 안전운임제 연장을 촉구하며 24일부터 총파업에 들어갔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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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화학·철강·자동차 등 국내 산업계는 화물연대 운송거부(파업) 시작에 따라 추가 야적장 확보 등 대비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운송거부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생산된 제품을 쌓아둘 공간 부족으로 공장 가동을 멈춰야 하는 불상사가 발생할 수도 있어서다.
24일 각 업계 취재 결과를 종합하면, 포스코·현대제철 등 철강사들은 이미 화물연대 운송거부 탓에 제품 출하에 차질을 빚고 있다. 현대제철은 이날 5만여톤의 철강제품을 출하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물리적으로 제철소 입구를 막고 있는 것은 아니고, 파업 동참 운송기사들이 제철소 안으로 들어오지도 않고 있다”고 전했다. 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 6월 화물연대의 운송거부에 따른 피해는 총 1조원으로 집계됐다.
화학업계는 여수산업단지 화물연대 소속 조합원들의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여수산업단지는 국내 최대 석유화학 단지다. 한 화학업체 관계자는 “석유화학 제품은 부피가 크고 무게가 무거워 야적할 공간이 항상 부족하다. 직원용 주차장까지 활용해서 제품을 쌓아두겠지만, 운송거부가 장기화되면 공장을 세워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석유화학 공장은 가동을 중단하면 다시 가동하는데 엄청난 시간과 비용이 투입된다. 이 관계자는 “다만, 아직 (화물연대가) 긴급물량은 운송해주고 있는데, 정부와 갈등이 지속되면 이 물량마저 막아버릴 수 있어 초긴장 상태”라고 걱정했다.
정유업계는 주유소에 기름을 운송하는 탱크로리 조합원들이 운송거부에 동참하기로 하면서 긴장하고 있다. 정유사가 생산한 기름은 주로 송유관을 통해 각 거점 저유소로 보내진 뒤 탱크로리에 담겨 일선 주유소로 공급된다. 탱크로리 기사들의 운송거부가 길어지면 주유소 기름이 부족한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한 정유업체 관계자는 “정유 쪽 운송기사들이 처음 파업에 참여하는 상황이라 많이 걱정하고 있다. 아직 구체적인 피해 상황이 발생하지는 않는 상황이다. 계속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는 부피가 작은 데다 원재료 수급 역시 아직 재고가 충분한 상황이어서 큰 영향은 없을 전망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올 상반기 물류 파업 시 포토레지스트리 같은 감광액 공급 차질이 우려된 바 있다. 화물연대 파업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장기화에 대비해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태호·이정훈 기자 ec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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