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시멘트 기업들 제품 출하 지장…항만도 '비상'
화물연대 파업…가로막힌 광양항 출입구 |
(전국종합=연합뉴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이하 화물연대)가 24일 0시부터 총파업에 돌입하면서 전국 주요 항만 등 물류 거점의 운송 차질이 가시화하고 있다.
화물연대는 이날 오전 16개 지역본부별로 총파업 출정식을 열고 파업 시작을 선언했다. 각 지역본부가 출정식을 개최한 장소에는 운송을 멈춘 화물차가 대열을 이룬 채 늘어섰고, 노조원들은 "안전 운임제 일몰제 폐지" 등 구호를 외쳤다.
화물연대 총파업 돌입에 따라 기업체들은 제품 반입과 출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평소 하루 8천t 물량을 출하하는 현대제철 포항공장은 이날 전혀 물량을 내보내지 못했다.
육로와 해상 출하량이 평균 2만7천t에 달하는 강원 삼척 삼표 시멘트는 파업으로 육로가 막히자 해상으로만 2만5천t을 출하했다.
동해 쌍용시멘트도 철도를 통해 4천t가량만 먼저 출하한 상황이다. 강릉 한라시멘트는 하루 평균 2만5천t에 달하는 출하량 중 2만t의 물량이 나가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일시멘트 충북 단양공장에서는 이날 벌크시멘트트레일러(BCT) 1대가 시멘트를 실으려고 공장으로 진입하는 과정에서 노조원들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서는 완성차를 각 지역 출고센터로 탁송하는 '카캐리어' 조합원들이 파업에 참여하면서 현대차 직원들이 일부 투입돼 완성차를 이송하고 있다.
제주도에서는 건설업계 건설자재 공급, 감귤 유통, 제주삼다수 수도권 운송 등에 차질이 예상된다.
충남 화물연대 총파업 출정식에 참가한 조합원들 |
화물연대 총파업으로 부산항과 인천항 등 전국 주요 항만에도 비상이 걸렸다.
전남 광양항터미널 입구는 트레일러 차량으로 가로막혀 화물 운송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경기 평택·당진항의 컨테이너 부두 하역사와 육상운송 회사 대부분도 운영을 멈춘 것으로 알려졌다.
항만 당국은 파업 장기화에 대비해 임시로 쓸 수 있는 컨테이너 장치장을 마련하는 등 물류 차질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주요 항만의 화물 반출입량이나 포화도(장치율)는 아직 큰 변화는 없지만, 파업이 장기화하면 항만 운영이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된다.
부산항만공사와 부산지방해양수산청과 터미널운영사의 수출화물 선적 반입 가능 기준일을 기존 3일에서 5일로 완화해, 파업 전 조기에 수출화물이 부두로 반입될 수 있도록 조치했다.
수입 화물과 야적장 내 장기 적체화물은 신속히 반출해 부두 혼잡도도 낮췄다.
수도권 물류 거점인 경기 의왕 내륙컨테이너기지(ICD)도 화물차 통행 중단 등의 피해가 우려된다.
의왕 ICD 측은 당장 큰 운송 차질은 없지만 파업이 장기화하면 화물 운송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걱정했다.
의왕 ICD 관계자는 "화약 약품 등 위험물이나 도로 운행이 어려운 중형 화물의 경우 반드시 철도와 연결된 의왕기지를 거쳐야 한다"며 "파업이 길어지면 이런 화물 운송은 밀릴 수 있다"고 말했다.
'최소운송료 보장하는 안전운임제 영구화하라' |
화물연대는 안전 운임제 영구화와 적용 차종과 품목 확대 등을 요구하고 있다.
안전 운임제는 화물차 기사들의 적정임금을 보장해 과로·과적·과속을 방지하겠다는 취지로 시행됐다.
2020년 시멘트와 컨테이너 화물을 대상으로 일몰제로 도입됐고 올해 말 종료를 앞두고 있다.
(김근주 강태현 김소연 김재홍 권정상 이영주 나보배 이정훈 손대성 전지혜 홍현기 기자)
h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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