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장관, ‘커피챗’ 행사 등 평소 일정 참석
파업 하루 앞뒀지만 정부 차원 대화 의지 없어
“초반부터 강경대응” 방침, 파업 장기화되나
지난 6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소속 화물연대 노동자들이 경기 의왕 내륙컨테이너기지에서 안전운임·일몰제 폐지 등 기름값 급등에 따른 생존권 보장을 요구하는 총파업 출정식을 하고 있다. 문재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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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연대 총파업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강경대응” 방침을 선언한 정부는 별다른 대화나 협상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올 6월 총파업의 경우 8일만에 양측이 극적으로 타협하면서 마무리됐지만 이번 총파업은 정부가 “그때와 상황이 다르다”고 선을 긋고 있어 파업이 보다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다.
총파업을 하루 앞둔 23일 주무부처 수장인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물류대란과 상관없는 일정에만 모습을 드러냈다. 오전에는 김포에서 열린 ‘국토부×스타트업×청년재단 커피챗’ 행사에 참석한 뒤 뒤이어 열린 도심항공교통(UAM) 비행 시연을 잠시 참관했다.
오후에는 광화문으로 이동해 정부 서울청사에서 열린 ‘공시가격 현실화 수정 계획’ 브리핑에 참석해 직접 계획안을 설명하는데 시간을 할애했다. 이어 대치동으로 이동해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C 노선의 단지 지하 관통 공사를 반대 중인 은마아파트 주민들과 함께 공청회 시간을 가졌다.
커피챗은 원 장관이 취임 이후 국토교통분야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청년들과 ‘커피를 마시며 편하게 대화하는’ 취지로 진행 중인 행사다. 이날 커피챗에서는 UAM 분야 스타트업 청년들이 원 장관과 만났다. 일정을 소화하는 동안 원 장관은 파업과 관련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업무 분장상 물류부문을 관할하는 어명소 국토2차관은 이날 원 장관이 참관한 UAM 시연행사에 동행해 축사를 한 것 외엔 외부 공식일정이 없었다. 이후 어 차관은 총파업에 대비해 정부가 마련한 비상수송대책 등 현안을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어 차관의 경우 지난 6월 총파업 때 직접 화물연대 집행부와 면담도 하고 복귀를 설득하는 등 대화창구 역할을 했지만 이번 파업을 앞두고서는 별다른 움직임이 없는 상태다.
화물연대 총파업을 하루 앞둔 23일 원희룡 국토부 장관(가운데)이 ‘커피챗’ 행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국토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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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는 원칙적으로 “대화 창구는 열려있다”는 입장이지만 현재로선 대화 창구가 마련될지 조차도 불확실하다. 국토부 관계자는 “오늘 내일 화물연대 집행부가 모두 지방 일정이 있는 것으로 알고있다”며 “연락은 해보겠지만 대화나 협상 등에 대해선 결정된 사항이 없다”고 밝혔다.
6월 파업 당시에도 국토부가 파업 초기부터 대화에 나선 것은 아니다. 파업 돌입 사흘째가 되어서야 양측간 협상 테이블이 마련됐다. 대화 과정도 원활치 못해 4차례 진행된 양측간 대화끝에 이틀간 협상이 중단되는 우여곡절을 겪었고, 파업 8일째 들어 원 장관이 파업 현장을 찾아간 날 밤늦게 협상이 타결됐다.
이번 파업의 경우 지난 22일 정부가 브리핑을 통해 6월 파업 때보다도 더 강도높은 ‘강경대응’ 방침을 예고한 터라 국토부가 대화나 협상 제의에 아예 나서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원 장관은 이 자리에서 “이번 운송거부는 국회에서 입법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한 것으로 6월과 상황이 전혀 다르다”며 “초반부터 범정부적으로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토부 내부적으로도 화물연대의 여러 요구안 중 안전운임제의 연장이 일단 확정된 상황에서 추가로 노조측과 대화에 나설 이유나 명분이 없다는 기류가 흐르고 있다.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정부가 6월 파업 때는 시도하지 않았던 공권력 투입을 통한 강제해산, 업무개시명령 및 불응 시 면허 취소 등의 위력행사카드를 꺼내들 가능성도 있다.
송진식 기자 truej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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