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번호는 글로 보는 것이 적절해"
스토킹처벌법상 글은 스토킹행위로 볼 수 있어
부재중 전화는 스토킹 아니라던 유사 판결과 반대
스토킹 피해자 보호법안 공청회에서 진술인 의견 말하는 이수정 교수 (서울=연합뉴스) 하사헌 기자 = 이수정 경기대학교 교수가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에서 열린 스토킹 피해자 보호법안 공청회에 진술인으로 출석해 진술인 의견을 말하고 있다. 2022.11.17 toadboy@yna.co.kr/2022-11-17 16:06:46/ <저작권자 ⓒ 1980-2022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아주로앤피]
집요하게 전화를 걸었더라도 상대방이 받지 않았다면 스토킹으로 볼 수 없다는 판결이 논란인 가운데, 유사한 상황을 스토킹으로 본 판결이 나왔다.
인천지법 형사18단독(김동희 판사)은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40대 A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고 22일 밝혔다.
이와 더불어 재판부는 A씨에게 40시간의 스토킹 치료 프로그램을 이수하도록 명령했다.
A씨는 지난 8월 11일부터 9월 27일까지 과거에 동거하던 B씨에게 29차례 전화를 걸고 33차례 문자를 보내는 등 스토킹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B씨는 A씨가 걸었던 29차례 전화 중 12차례를 받지 않았다. A씨가 걸었던 또다른 9차례 전화는 수신이 강제로 차단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정보통신망’이 아닌 ‘전화’를 이용해 음향이나 자신의 휴대전화 번호인 ‘글’을 도달하게 했다. 이 행위는 스토킹으로 인정된다”며 A씨가 걸었던 전화 모두 스토킹 행위로 판단했다.
부재중 전화를 스토킹 행위로 본 판결은 이례적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로 지난 10월 27일 인천지법 형사9단독(판사 정희영)은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50대 C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지난 3월 26일부터 6월 3일까지 C씨는 이전에 연인 관계였던 B씨에게 반복적으로 전화를 걸어 스토킹 혐의로 기소됐다.
그러나 당시 재판부는 “상대방이 받지 않아 벨소리만 울렸다면 스토킹법으로 처벌할 수 없다”며 해당 행위를 스토킹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정 판사는 벨소리를 송신된 음향으로 볼 수 없다고 본 것이다.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2조(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1. “스토킹행위”란 상대방의 의사에 반(反)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상대방 또는 그의 동거인, 가족에 대하여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여 상대방에게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는 것을 말한다.
다. 우편·전화·팩스 또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2조제1항제1호의 정보통신망을 이용하여 물건이나 글·말·부호·음향·그림·영상·화상(이하 “물건 등”이라 한다)을 도달하게 하는 행위
최근 인천지법 형사10단독(현선혜 판사)도 유사한 사례에 무죄를 선고한 바 있다.
본 사건을 다뤘던 인천지법 형사18단독(김동희 판사)은 “피고인의 죄질이 매우 불량하고 위험성도 높았다”며 “피해자가 상당한 고통을 받았고 처벌도 원하고 있다”며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아주경제=성석우 인턴기자 slallstar@ajunews.com
- Copyright ⓒ [아주경제 ajunews.com] 무단전재 배포금지 -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