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21 (토)

운명의 격전지 찾은 벤투호 “잔디, 안방처럼 푹신”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에듀케이션시티 스타디움 상태 점검

3경기 모두 치르는 경기장 둘러봐… 에어컨 켜 놔 시원한 바람도 솔솔

45분 예정됐지만 30분 만에 떠나

동아일보

한국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21일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시티 스타디움을 찾아 그라운드 잔디 상태 등을 직접 확인했다. 그동안은 경기를 치르는 곳에서 하루 전에 훈련할 수 있었지만 이번 카타르 월드컵에선 금지됐다. 잔디 보호를 위해 경기에 앞서 한 번 둘러볼 수만 있게 했다. 한국은 이곳에서 조별리그 3경기를 모두 치른다. 알라이얀=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마스크를 쓰지 않고 나타난 ‘캡틴’ 손흥민(30·토트넘)은 손으로 잔디를 만지다가 운동화를 벗고 양말을 신은 채 걸었다. 수비수 김진수(30·전북)는 골대를 등지고 경기장 왼쪽 모서리를 천천히 걸어 다녔다. 권창훈(28·김천)은 양반다리를 하고 앉았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21일 카타르 월드컵 H조 리그 경기를 펼칠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시티 스타다움(사진)의 잔디를 처음 밟았다. 이번 대회에서는 경기를 하기 전 경기장의 잔디를 한 번씩 밟아보는 게 전부다. 과거 경기 전날 양 팀에 경기장에서 공식 훈련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줬던 것과 달라진 풍경이다.

잔디를 보호하기 위해 취한 조치다. 10개 이상의 경기장에서 경기를 치렀던 과거 월드컵과 달리 이번 대회는 8개 경기장에서 총 64경기가 열린다. 결승전이 치러지는 카타르 루사일의 루사일 스타디움은 3일에 한 번꼴(총 10경기)로 경기가 치러진다. 이에 따라 국제축구연맹(FIFA)은 팀별로 경기를 뛸 경기장에서 1차례 잔디 상태를 점검할 기회만 줬다.

태극전사들은 이날 축구화 대신에 몸을 풀 때 신는 흰색 운동화를 착용하고 천천히 필드 곳곳을 걸으며 잔디를 느꼈다. 황인범(26·올림피아코스)은 “잔디 상태가 매우 좋다. (대표팀의) 훈련장 잔디가 약간 딱딱한 편인데 훈련장보다는 푹신하다”고 했다. 백승호(25·전북)는 “앞에 경기하는 팀들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변할 수 있지만 지금 상태로는 너무 좋다”고 평가했다. 백승호는 “가만히 있어 보니 (에어컨 바람의) 시원함도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알라이얀의 기온은 섭씨 26도였지만 경기장에 에어컨이 가동돼 더위가 느껴지지는 않았다. 주어진 시간은 45분이었지만 선수단은 30분 만에 일찍 자리를 떴다.

동아일보

사진 출처 FIFA 홈페이지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경기장 훈련을 금지한 FIFA의 결정이 한국엔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이 24일 우루과이, 28일 가나, 12월 3일 포르투갈 등 H조 예선을 에듀케이션시티 스타디움에서 치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한국은 사실상 ‘안방 경기장’처럼 경기를 치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홍명보 울산 감독은 “FIFA 규정에 따라 훈련장과 경기장 잔디 상태가 비슷할 것이다. 결국 3경기를 다 한 경기장에서 치르는 팀은 경기를 할수록 안방 같은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건설비 약 7억 달러(약 1조 원)가 들어간 에듀케이션시티 스타디움의 잔디는 한국 대표팀이 훈련을 진행 중인 알에글라 훈련장의 잔디와 같은 품종이다. 이 경기장은 총 4만여 명의 관객을 수용할 수 있으며, 이번 월드컵에선 조별리그 6경기와 16강, 8강 경기가 각각 한 경기 펼쳐질 예정이다.

한국처럼 한 경기장에서 조별리그 3경기를 모두 치르는 나라는 월드컵에 참가하는 32개국 중 웨일스(B조), 호주(D조)까지 총 세 팀뿐이다.

알라이얀=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 동아일보 & dong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