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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1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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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 한국어로 "프랑스는 인도태평양 국가"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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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EC 정상회의 '참여의 변' 7개 언어로 밝혀

향후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존재감' 키울 듯

“프랑스는 인도태평양 국가입니다.”

18, 19일 이틀간 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한국어로 올린 글이 눈길을 끈다. 지리적으로 유럽에 속하고 유럽연합(EU)을 이끄는 데 전념하는 프랑스가 APEC에 관여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설명하기 위해서인데, 향후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프랑스의 역할이 점차 커질 것임을 암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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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EC 정상회의에 참석 중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18일 SNS에 한국어로 올린 글. SNS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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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 대통령은 방콕 현지에서 쓴 SNS 게시물에서 “프랑스는 유럽 국가일 뿐 아니라 인도태평양 국가이기도 합니다”라며 “태국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에 제가 참가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습니다”고 밝혔다. 이어 “저의 메시지는 ‘함께 건설합시다!’입니다”라고 소개했다.

그는 똑같은 내용의 게시물을 영어, 태국어, 힌디어(인도), 중국어, 일본어, 그리고 베트남어로도 함께 올렸다. APEC에 참여하는 프랑스의 각오를 이 지역에서 널리 쓰이는 7개 언어로 표현한 셈이다.

프랑스가 인도태평양 국가를 자처하는 표면적 이유는 과거 제국주의 시절 태평양과 인도양의 많은 섬들이 프랑스 영토로 편입되었기 때문이다. 관광지로 유명한 누벨칼레도니(뉴칼레도니아)를 비롯해 프랑스령 폴리네시아, 왈리스푸투나, 레위니옹 등이 대표적이다. 이처럼 인도태평양 일대에 큰 지분을 갖고 있으니 ‘인도태평양 국가’로 간주돼야 한다는 게 프랑스의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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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18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방콕=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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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정상회의가 열린 캄보디아를 비롯해 베트남, 라오스 등은 과거에 프랑스 식민지배를 받았다. 비록 독립 후 사회주의 국가가 되면서 프랑스와 정치적으로 좀 멀어지긴 했으나, 프랑스어권 국가들의 모임인 ‘프랑코포니’(Francophonie) 회원국으로 활동하며 여전히 프랑스와 인연의 끈을 이어가고 있다. 태국 역시 19세기부터 프랑스의 영향을 많이 받은 국가로 꼽힌다.

자국만의 독자적인 인도태평양 전략을 추구하고 나선 프랑스는 한국과의 관계 강화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필립 르포르 주한 프랑스대사는 지난해 국내 언론과의 간담회에서 “프랑스는 인도태평양에 속해 있고, 이 지역에서 프랑스만의 비전을 갖고 있다”며 앞으로 한국 등과 더욱 적극적으로 협력할 의사를 내비쳤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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