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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8 (화)

이슈 물가와 GDP

‘만성 저물가’ 일본마저 40년8개월만에 물가상승률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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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을 보여주는 전광판.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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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적 저물가에 빠져있던 일본도 전세계적인 고물가의 흐름을 피해가지 못하고 있다. 일본의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엔화 약세와 에너지 가격 상승의 충격으로 40년 8개월만에 가장 큰폭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는 임금이 더 오르기 전까지 금리 인상은 없다고 재차 일축하면서도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상당한 상승세”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18일 일본 총무성 통계를 보면 지난달 일본의 소비자물가지수(신선식품 제외)는 전년 동월대비 3.6% 상승했다. 1982년 2월(3.6%) 이후 40년 8구얼만에 최고 수준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1~3월 1%를 밑돌다 4월부터 5개월 연속 2%대를 기록한 뒤 9월부터는 3%대를 넘어섰다.

품목별로는 신선식품을 포함한 전체 식료품의 물가가 6.2% 상승했다. 에너지 관련 물가는 15.2% 오르며 13개월 연속 두자릿 수 상승률을 이어갔다. 이밖에 도시 가스 요금이 26.8%, 전기 요금은 20.9% 뛰었다. 여전히 공급 측면의 물가 상승 요인이 큰 것으로 볼 수 있다.

일본은 인구 감소 및 고령화, 임금 상승 정체 등이 맞물리면서 장기간 저물가가 고착화돼왔다. 수년간 물가상승률이 0%대 머물러, 코로나19 이전 3년간 연평균 물가 상승률이 0.45%에 그쳤다.

그러나 코로나19를 계기로 에너지, 식품 등 공급 측면의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면서 물가를 끌어올렸다. 또 일본은행이 완화적 통화정책을 유지하면서 의도적으로 엔화 약세를 유도한 것도 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엔화가 32년만에 달러당 150엔대를 돌파하는 등 약세가 이어지지자 수입물가가 큰폭 올랐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는 이같은 상황을 장기간의 저물가를 탈피할 기회로 보고 있다.

다만 여전히 임금 상승률이 물가 상승률을 밑돌고, 대외 여건에 따라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일본의 물가상승세가 지속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 중앙은행은 여전히 통화 완화 입장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이날 의회 청문회에서 “당장 금리를 올리면 경제 회복이 지연될 수 있다”며 “인플레이션 2% 목표에 도달하도록 통화완화 정책으로 경제를 계속 지지하겠다”고 말했다.

이윤주 기자 run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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