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현지시간) 폴란드 동부 프셰보두프에 미사일이 떨어지며 파괴된 트랙터의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폴란드 외무부에 따르면 미사일은 15일 오후 3시 40분쯤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약 6㎞ 떨어진 프셰보두프에 날아들었다. 이 지역 주민은 사망자들이 곡물 시설 인근에 있다가 변을 당했다고 전했다. 현장 사진에는 불에 탄 트랙터 등 농기계들의 모습이 담겼다.
이에 폴란드 정부는 즉각 국가안보위원회와 내각 긴급회의를 소집하며 긴급 대응 중이다.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은 취재진에 “모든 것은 조사 중이다. 아직 누가 미사일을 발사했는지에 대한 어떠한 결정적 증거는 없다”며 섣부른 판단을 경계했다. 폴란드 외무부는 이날 주폴란드 러시아 대사를 불러 상황에 대한 설명을 요구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
러시아는 공격 의혹을 부인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성명을 통해 “우크라이나와 폴란드 국경 인근에 대한 어떠한 공격도 한 적이 없다”며 “상황을 악화시키기 위한 의도적인 도발 행위”라고 주장했다. 반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오늘 러시아 미사일이 폴란드를 타격해 사람이 죽었다. 매우 심각한 긴장 고조 행위”라고 비난했다. 이번 사건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규모 공습을 재개한 가운데 발생해 일각에선 러시아의 미사일 오발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유럽 각국도 이번 사건에 대한 진상 파악에 나선 가운데, 나토는 16일 30개 회원국 대사회의를 열고 나토 조약 4조의 발동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제4조 조약은 가입국의 안보가 위협받을 경우 이에 대한 협의를 요청할 수 있도록 한다.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개최 중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EU 긴급 정상회의 소집을 요청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나토 가입국이 공격받을 경우 집단 대응을 규정한 제5조 조약도 있지만, 우발적 공격에 발동될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다. 폴란드와 나토가 이번 사건을 아직까지 ‘러시아의 공격 행위’로 규정하진 않고 있다고 AP는 전했다.
지난달 2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리브네의 에너지 인프라 시설이 러시아군의 공격을 받아 화재가 발생한 모습. AFP=뉴스1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외신에 따르면 이날 러시아군은 미사일·공격용 드론 등 약 100기를 동원해 키이우, 북동부 하르키우, 서부 리비우, 서북부 지토미르 등 우크라이나 전역을 공격했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이는 러시아가 지난달 10일 크림대교(케르치해협대교) 폭발 사건에 대한 보복으로 미사일 84기를 발사한 공격을 훨씬 뛰어넘는 규모라고 발표했다.
우크라이나 측에 따르면 러시아가 쏜 미사일 100기 중 약 80기가 격추됐지만, 약 20기는 우크라이나 전역의 에너지 시설을 타격했다. 국영 전력기업 에네르고아톰은 최소 15곳의 에너지 시설이 손상되면서 북부와 중부 지역의 모든 전기 공급이 차단됐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최소 1000만 명의 전기가 끊겼다”며 “러시아는 앞으로 더 많은 기반시설을 공격할 것”이라고 했다.
박소영 기자 park.soyoung0914@joongang.co.kr, 김홍범 기자 kim.hongbum@joongang.co.kr
▶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