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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혼돈의 가상화폐

가상화폐거래소 '도미노 파산' 공포... 비트코인 2000만원 내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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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X발 가상화폐 유동성 공포 지속
거래소 간 '자금 돌려막기' 의구심
업비트서 비트코인 한때 2150만 원
한국일보

가상화폐거래소 FTX의 파산보호 신청 직후 일부 자산이 해킹당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가격이 요동친 14일 서울 서초구 빗썸 고객지원센터에 가상화폐 시세가 나오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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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3위 가상화폐거래소 FTX의 파산 이후 다른 거래소들 간 자금 돌려막기 의혹이 제기되는 등 'FTX발 유동성 위기'가 업계 전반으로 퍼지고 있다. 거래소 연쇄 파산은 물론이고 비트코인 2,000만 원 붕괴 우려까지 나온다.

14일 오후 3시 가상화폐 시황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세계 15위 거래소 크립토닷컴의 자체 화폐 크로노스는 장중 24시간 전보다 29% 하락한 0.056달러(약 74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11월 기록한 최고가(0.9달러) 대비 94% 가까이 폭락한 값이다.

크로노스의 폭락은 크립토닷컴이 보유한 이더리움의 80% 이상(32만 개)을 유사한 규모의 거래소 게이트아이오로 송금한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시장에선 "지급 준비금이 부족한 거래소들이 자금을 서로 빌려주는 '돌려막기'를 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크립토닷컴 측은 "송금 실수이며, 게이트아이오에서 4억 달러(약 5,300억 원)분을 회수했다"고 해명했지만, FTX 학습 효과 탓에 '유동성 불신'을 되돌리지 못했다. FTX는 핵심 계열사이자 FTX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알라메다리서치의 부실한 재무구조로 인해 '코인런(투자자들이 일제히 코인을 빼내는 현상)'이 발생했고 결국 파산했다.

파산 신청 직후 FTX에서 해킹으로 의심되는 6억6,200만 달러(약 8,700억 원) 규모의 자산 공백까지 발견돼 가상화폐시장에 관한 신뢰는 바닥을 친 상황이다. 게다가 거래량 상위 거래소 비트코크와 AAX까지 내부 사정으로 한시적으로 출금을 중단하자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가중되고 있다.

이날도 FTX 후폭풍은 계속됐다. 시가총액 1위 비트코인은 사흘 만에 장중 1만6,000달러가 깨졌다. 한국 거래소 업비트에서는 2년 만에 2,150만 원까지 떨어져 '심리적 마지노선' 2,000만 원에 근접하기도 했다. FTX 생태계에 관여했던 가상화폐 솔라나는 일주일 전 대비 약 60% 하락하며 같은 기간 94% 하락한 FTX 자체 화폐 FTT에 이어 하락률 2위를 기록했다.

"꼬리가 몸통 흔들라"... 전통 금융시장 긴장

한국일보

11일 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한 가상화폐거래소 FTX의 로고 이미지.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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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FTX 파산 이후 '꼬리가 몸통을 흔들어' 전통 금융시장으로 위기가 번지진 않을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FTX 사태 이후 스테이블코인 테더의 디페깅(depegging·달러와 가치 연동 실패) 현상에 주목한다.

스테이블코인 대부분은 미국 국채 및 기업어음(CP)을 준비금으로 보유하고 있다. 그래서 "위기가 스테이블코인으로 번져 미 국채 매도 압력으로 작용할 경우 기존 금융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김세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는 우려가 나온다. KB증권에 따르면, 테더사의 준비금 680억 달러 중 미 국채는 397억 달러(58%) 규모다.

한편 국내에선 페이코인 발행사 페이프로토콜이 전체 발행량(39억4,000만 개) 중 자체 보유한 20억4,000만 개(52%)를 4회에 걸쳐 소각한다고 발표했다. FTX 이후 자기발행 코인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자, "발행사의 시장 개입 가능성을 최소화해 시장 불안감을 해소"하려는 목적이다.

윤주영 기자 roz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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