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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혼돈의 가상화폐

세계 3위 가상통화 거래소 FTX의 파산 신청…“개인 투자자 돈 못 찾을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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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12일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FTX 아레나 .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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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 위기를 겪던 세계 3위 가상통화 거래소 FTX가 결국 파산 신청을 하면서, FTX를 이용했던 개인 투자자와 기업들이 자금을 돌려받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FTX의 파산 신청 직후 해킹으로 자금 유출되는 일이 발생해 혼란을 더 키우고 있다.

FTX는 11일(현지시간) “FTX와 130여 개의 관계사 등 FTX그룹이 미국 델라웨어주 법원 파산법 11조(챕터 11)에 따른 파산보호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FTX는 법원에 부채가 100억∼500억달러(13조2000억∼66조2000억원)이고, 자산도 부채와 비슷한 규모라고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FTX의 창업자이자 대표이사(CEO)인 샘 뱅크먼-프리드 CEO 자리에서 물러나고, 구조조정 전문가로 알려진 존 레이가 새로운 CEO로 임명됐다. 레이 CEO는 “챕터11은 FTX그룹에게 상황을 가늠하고 채권자가 손실을 회복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FTX 그룹의 채권자는 10만명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FTX를 이용하던 개인 투자자들이 돈을 돌려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암울한 전망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FTX의 고객들이 언제 돈을 돌려받을 수 있을지, 돌려받을 수는 있을지 불투명하다고 보도했다. 모바일인덱스 등에 따르면 국내 FTX 이용자만도 최소 1만명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WSJ는 “파산법원이 판단하기엔 고객이 플랫폼을 통해 보유하고 있는 가상통화가 이들의 것이 아닐 수 있다”며 “채권자들이 나누어 가질 파산재산으로 분류될 수 있다”고 했다. 투자은행 오펜하이머의 오언 라우 애널리스트는 “FTX 소매 고객이 무담보 채권자로 분류될 수 있다”며 “기관 투자자보다 채권자로서 우선순위가 낮아져 돈을 잃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FTX는 유동성 위기가 불거진지 열흘도 지나지 않아 파산을 맞았다. FTX 계열사 알라메다의 자산 30%가 FTX가 자체 발행하는 가상통화 FTT로 이루어져 재무 상태가 부실하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이에 투자자들의 ‘뱅크런’이 발생한 것이 계기였다.

FTX가 고객들의 자산을 유용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WSJ는 FTX가 고객들이 가상통화 거래를 위해 예치한 자금 100억달러를 관계사인 알라메다 리서치에 빌려줬다고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FTX의 고객 예치금이 160억달러인 것을 감안하면 절반 이상을 알라메다 리서치에 빌려준 것이다. 알라메다는 FTX 외의 다른 금융기관에서도 15억달러를 빌렸다.

알라메다에 고객 자산을 빌려준 사실을 FTX와 알라메다 경영진이 알고 있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알라메다는 지난 6월 가상화폐 헤지펀드 쓰리에로우즈가 파산한 이후 채권자들의 상환 독촉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법무부는 FTX의 파산 사태에 조사하고 있다.

FTX가 파산 신청을 한 직후 FTX에서 해킹으로 대규모 자금이 인출된 것으로 나타나 혼란은 더 커지고 있다. 블룸버그는 블록체인 분석회사 난센을 인용해 FTX의 코인 거래 플랫폼 FTX 인터내셔널과 FTX US에서 지난 24시간 동안 6억6200만 달러(8700억원)의 가상통화가 유출됐다고 전했다. FTX 측은 해킹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사 중이다.

FTX의 파산 사태는 가상통화 업계 전체에 위기를 키울 것으로 예상된 다. 가상통화 헤지펀드 갈라오스 캐피탈은 전체 자산의 절반이 FTX에 묶여있다고 밝혔다. 가상통화 업체 제네시스 트레이딩도 FTX 계좌에 1억7500만달러가 묶였다.

박채영 기자 c0c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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