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캄보디아서 아세안 정상들 만나 "남중국해·미얀마 문제 해결 공조"
'中 비밀기지' 논란 캄보디아에 해군기지 관련 완전한 투명성 강조
12일 프놈펜에서 열린 '아세안-미국' 정상회의에 참석한 조 바이든 대통령 |
(하노이·워싱턴=연합뉴스) 김범수 김동현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동남아시아에서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기 위한 외교 행보에 나섰다.
미국과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은 12일(현지시간)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서 열린 제10차 아세안·미국 정상회의에서 양자 관계를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로 격상하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2015년 양자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로 격상한 지 7년만이다.
중국은 이미 작년 10월 아세안과 관계를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로 격상했다.
미국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자국 영향력을 확대하고 중국을 견제하는 데 아세안과 협력이 중요하다고 보고 최근 공을 들이고 있다.
미국은 지난 5월 워싱턴DC에서 열린 미국·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서 1억5천만달러의 지원 프로그램을 발표했으며, 2023 회계연도 예산안에 아세안 회원국과 양자 협력을 위해 8억달러를 요청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정상회의에서 "아세안은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의 중심부에 있다"면서 "계속해서 우리의 역할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미국과 아세안은 인도·태평양 지역의 자유와 안정 및 번영과 안전을 증진하는 동시에 기후변화 및 법치 위협 등 현안에 공동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남중국해의 영유권 분쟁 및 미얀마 유혈사태 해결을 위해서도 아세안과 공조하겠다고 부연했다.
아세안·미국 정상회의 |
공동성명에는 '인도·태평양에 대한 아세안의 관점'(AOIP)과 미국 인도·태평양 전략이 개방되고 포용적이며 규범에 기반한 역내 구조를 장려하는 데 있어서 근본적인 원칙을 공유한다고 명시했다.
유엔해양법협약(UNCLOS) 등 국제사회가 보편적으로 인정하는 국제법 원칙에 따라 항행과 상공 비행의 자유를 지키고 분쟁을 평화적으로 해결해 아세안 주도의 해양 협력을 장려하기로 했다.
중국은 남중국해 대부분을 자국 영해로 주장하면서 주변국과 분쟁을 일으키고 있으며, 미국은 국제법에 따라 모든 국가가 남중국해에서 항행과 상공 비행의 자유를 누릴 수 있다는 입장이다.
성명은 또 아세안 10개국과 한국,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인도, 호주, 뉴질랜드가 참여하는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ADMM-Plus)를 통해 인도적 지원, 재난 구호, 해양 안보, 대테러, 평화유지, 군 의료, 지뢰 제거, 사이버 안보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앞서 아세안 정상들과 만나기 전에 훈센 캄보디아 총리에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한 데 대해 감사의 뜻을 전했다.
그는 레암 해군기지 상황에 대해 우려를 제기하고 해군기지에서 중국군의 활동을 완전히 투명하게 밝히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캄보디아 시아누크빌 레암 해군기지 북쪽에 비밀 해군기지를 조성 중이라고 미 언론이 보도한 바 있지만, 캄보디아는 이를 부인했고 중국도 자국 원조 하에 캄보디아 해군 기지를 현대화하고 있다고 해명한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군부의 쿠데타 이후 유혈 사태가 끊이지 않고 있는 미얀마의 상황에 우려를 표하면서 민주주의 회복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캄보디아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한 유엔 결의안에 찬성했다.
훈센 총리는 지난 9일 프놈펜에서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을 만났다.
또 당일 페이스북을 통해 "캄보디아는 독립국가의 주권과 영토에 대한 침략과 위협, 폭력 사용을 반대한다"면서 러시아를 비난했다.
bum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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