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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1 (금)

동남아 집결한 세계 정상들…안보·경제 위기 해법 찾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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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안·G20·APEC 정상회의 잇달아…"국제사회 분열로 한계" 전망

연합뉴스

미국·중국 정상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방콕=연합뉴스) 강종훈 특파원 = 국제사회의 이목이 세계 주요국 정상들이 집결한 동남아시아를 향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비롯해 세계 20여개국 정상이 한자리에 모이는 외교 무대가 동남아에 펼쳐지면서다.

11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개막한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정상회의에 이어 15~16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린다. 대미는오는 18~19일 태국 방콕에서 개최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다.

각국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첨예한 안보 현안과 세계적인 경제 위기 우려를 해결할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 식량·에너지·안보·경제 위기 '첩첩산중'

일주일 남짓한 기간에 대규모 다자회의와 별도 정상회담 등을 통해 각국 정상들이 한 지역에서 연달아 얼굴을 맞댈 기회는 자주 오지 않는다.

정상들은 미얀마 사태, 북한의 핵 개발과 미사일 도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대만과 반도체 문제 등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갈등 등 산적한 과제를 풀어야 한다.

코로나19 사태에 이어 식량·에너지 위기를 불러온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고 물가 급등과 경제 위기를 탈출할 실마리도 찾아야 한다.

핵심 이벤트로는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만남이 꼽힌다. 14일 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발리에서 두 정상의 첫 대면 정상회담이 성사됐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G20, APEC 정상회의 참석 여부도 초미의 관심사였으나 불참으로 정리됐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화상으로 G20 정상회의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중 정상의 대면은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이후 최고조에 달한 양국 긴장을 완화할 전환점이 될 수 있다.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 백악관은 "경쟁을 책임 있게 관리하고 국제사회에 영향을 주는 초국가적 이슈를 비롯해 이익이 일치하는 부분에서 협력하기 위한 노력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는 "중·미 관계가 안정적으로 발전하는 것은 양측 이익에 부합하며 세계 각국이 기대하는 바"라며 이견을 적절히 처리하고 호혜적 협력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국이 강 대 강 대치 국면에서 벗어나 접점을 찾는다면 세계정세 불안을 누그러뜨릴 수 있다.

11월 일련의 다자회의가 극한 대립으로 치닫는 국제 사회의 대립에 제동을 걸 기회임은 분명하다. 다만 이를 활용하지 못하고 의견 차이만 확인한다면 앞으로 갈등이 더욱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연합뉴스

태국 APEC 정상회의 행사장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 '중재자'로 나선 동남아…합의 도출 전망은 어두워

지정학적으로 특수한 동남아에 일단 판은 깔린 셈이다. 동남아 국가들은 대체로 미국, 중국, 러시아 등을 일방적으로 지지하지 않고 협력관계를 유지하며 중립적인 태도를 고수해왔다.

인도네시아와 태국은 G20 정상회의,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중재자 역할을 자임하며 미국, 중국, 러시아 정상 초청에 마지막까지 공을 들이기도 했다.

그러나 정상회의에서 공동 성명이 나올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지난달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APEC 재무장관 회의 모두 우크라이나 전쟁 등을 놓고 회원국들이 의견 일치를 보지 못해 합의문 대신 의장국 성명만 냈다.

뽕피숫 붓사바랏 태국 출라롱꼰대 교수는 "정책 합의를 확인하는 정상회의 핵심 결과물인 공동 성명을 발표하지 못하는 것은 지정학적으로 회원국 간의 의견 차이가 벌어지고 있음을 반영한다"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중립적인 동남아 국가들도 강대국들의 갈등 국면에서는 한쪽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동남아 국가들 사이에서도 자국 이익에 따라 의견이 엇갈리는 게 현실이다. 지난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영토 병합을 규탄하는 유엔 투표에서 아세안 국가 중 태국, 라오스, 베트남은 기권표를 던졌다.

최근에는 국제사회의 분열과 갈등 속에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다자회의 무용론마저 나오는 실정이다.

뽕피숫 교수는 강대국들의 관계가 상대적으로 양호했던 초창기에는 APEC이 실질적인 협력을 이뤄냈지만, 정치화되고 여러 대화 채널 중 하나로 역할이 줄면서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공동 성명에 집착할 필요는 없으며 대화 과정 자체에 의미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깨우까몬 피탁담롱낏 싱가포르 난양공대 교수는 "물론 이번에도 공동성명은 도출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된 합의가 아니더라도 지속가능한 경제 성장 등 다른 합의에는 이를 수 있다"고 말했다.

doub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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