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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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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비시대 초기 왕궁터일까?···부여 부소산성서 왕궁급 건물지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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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 부소산성 군창지 주변서 대형 와적기단 건물지 2동 확인

“향후 본격 발굴조사로 명확히 규명할 것”

경향신문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는 7일 부여 부소산성 내 군창지 주변 조사에서 기와로 기단을 쌓은 백제 사비시대 초기 왕궁급 건물지 2동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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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의 마지막 수도인 부여(사비)의 부소산성 내부에서 사비시대 초기의 왕궁급 건물지가 발견됐다.

백제 사비시대 초기의 왕궁급 건물지가 확인되면서 부소산성이 초기 왕궁지일 가능성이 높아 관심이 쏠린다. 백제는 성왕 때인 538년 공주(웅진)에서 부여로 수도를 옮겨 사비시대를 열었지만 천도 직후 사비시대 초기의 왕궁지 위치는 아직 명확하게 확인되지 않고 있다. 부여 관북리 등 일부 지역에서 왕궁급 건물지가 발견됐으나 사비시대 후기의 왕궁지로 추정되는 상황이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원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는 7일 “부소산성 군창지(군대의 식량 비축 창고 터) 주변 조사에서 백제 사비기의 대형 와적기단(기와를 쌓아 만든 기단) 건물지 2동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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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 사비시대 초기의 왕궁급 건물지(오른쪽 아래)가 발견된 부소산성.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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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적기단 건물지는 사비시대 후기의 왕궁지로 추정되고 있는 부여 관북리 유적, 익산 왕궁리 유적 등 백제 왕도의 핵심 유적이나 백제의 대표 사찰 유적인 정림사지, 왕흥사지, 군수리사지 등에서 주로 확인되고 있는 건물지 형태다.

부여문화재연구소는 “이번 조사에서 발견된 대형 와적기단 건물지는 일정 배치 형태를 지닌데다 와적기단을 다른 재료들 없이 정선된 기와로 축조한 점 등을 고려할 때 백제 왕궁급 건물의 모습을 추론해 볼 수 있는 매우 귀중한 자료로 판단된다”며 “부소산성 군창지 일대는 1993년 조사에서 ‘대당(大唐)’이란 명문이 있는 와당, 중국제 자기 등 중요 유물들이 출토된 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대형 와적기단 건물지 2동은 부소산성에서 가장 넓은 평탄지가 있는 군창지 동남쪽에서 확인됐다. 동서 길이가 각각 16m 이상인 북쪽 건물과 14m 이상인 남쪽 건물지 2동이 평행하게 배치된 상태다. 특히 기와로 쌓은 기단은 최대 20단 가까이 남아 있다. 부여문화재연구소 관계자는 “지금까지 알려진 와적기단 건물지의 기단이 평균 5~6단 남아있는 것과 비교할 때 수평으로 쌓은 와적기단 중 가장 잘 보존된 형태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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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와적기단을 갖춘 2동의 건물지.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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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궁급 건물지가 확인된 부소산성은 백제 사비도성의 북쪽 중앙부에 위치하고 있는 산성으로 사비도읍기의 왕성이나 후원, 배후 산성 등의 역할을 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1981년부터 2002년까지 국립문화재연구소(현 국립문화재연구원)의 발굴 조사에서는 백제, 신라, 조선시대에 이르는 성벽과 주거지·우물지 등의 성내 시설물들이 확인되기도 했다.

부여문화재연구소는 “이번 조사는 향후 중·장기적으로 진행할 부소산성의 성내 평탄지 핵심 건물군을 확인하기 위한 사전조사로 부소산성 남동쪽의 군창지부터 남서쪽의 반월루 주변까지 평탄지 전체 지역에 대한 조사 계획을 수립하기 위해 추진됐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조사에서는 매장문화재 유존지역 면적의 10% 내외 범위에서 발굴조사를 실시해야 하는 시굴조사의 특성상 건물지의 전체 모습과 규모를 자세하게 확인할 수는 없었다”며 “앞으로 본격적인 발굴조사를 통해 건물지의 배치나 전체 규모, 구조 등을 명확하게 규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도재기 기자 jaek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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