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낙농진흥회는 우유 원유 기본가격을 L(리터)당 999원으로 올려 연말까지 적용하기로 결정했다. 사진은 6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우유 매대.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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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原乳) 가격 인상에 따라 식품 가격 인상 도미노가 시작될 것이란 우울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앞서 낙농진흥회는 지난 3일 올해 원유 가격을 L당 947원에서 996원으로 49원 인상했다. 2013년 원유 가격연동제 도입 이후 두 번째로 큰 폭의 인상이다.
낙농가에선 원유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한다. 경기도 평택 인근에서 낙농가를 운영하는 A씨는 “올해 초부터 사룟값이 급등해 원재료 부담이 2배 가까이 늘었다”며 “원가가 크게 늘어 원유 공급가를 올리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원유 가격에 연동된 우유 등 유제품 가격 인상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낙농진흥회는 지난해 8월 원유 가격을 L당 21원 인상했는데 이후 흰 우유 소비자 가격은 L당 150~200원이 올랐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상승 폭이 더 높기에 흰 우유 소비자 가격은 L당 400~500원이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될 경우 흰 우유 1L 소비자 가격은 3000원이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원유를 재료로 하는 치즈와 버터 등 유제품 가격도 오를 것으로 보인다. 매일유업 등은 올해에만 2차례에 걸쳐 유제품 가격을 올렸는데 원유 가격 인상에 따라 내년에도 가격 인상 도미노가 이어질 전망이다.
시장에선 우유 가격 상승에 따라 각종 가공식품 가격이 덩달아 뛰는 밀크 인플레이션 조짐도 보인다. 우유가 계란 만큼이나 각종 식품의 원재료로 광범위하게 쓰이고 있어서다. 당장 빵과 과자, 아이스크림 등 우유를 원재료로 한 각종 식품의 가격 인상이 이뤄질 전망이다.
자영업자 비중이 높은 카페도 예외가 아니다. 자영업자 인터넷 카페에는 우유 가격 인상을 걱정하는 하소연이 이어지고 있다. 한 자영업자는 6일 “원두값에 각종 파우더값도 더 인상된다고 하는데 우윳값이 오르면 사이즈를 줄여야 하는 건지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정부는 우유 가공 제품 등의 추가 가격 인상을 자제해 달라고 주문했지만 가격 인상 도미노는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과자 등 우유를 필수 원재료로 사용하는 식품 업계에선 가격 인상에 대비하는 분위기다.
식품 업계 관계자는 “원재료 가격이 오르면 소비자가를 인상하지 않고선 버틸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식품 업계 관계자는 “세계적인 곡물 가격 오름세에서 시작된 가격 인상 압박이 여전하다”며 “올해 들어 원자재 중에서 가격이 오르지 않은 것을 찾기 어려울 정도”라고 말했다.
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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