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사상 처음으로 우리 영해 근처에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2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성동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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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3일 북한의 잇따른 무력 도발에 대해 “우리 영토나 다름 없는 곳에 도발이 이어지는 것을 묵과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전례 없는 도발을 이어가고 있는 것을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 결연하게 응징해야 한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정 위원장은 “어제 북한이 6·25 전쟁 이후 처음으로 북방한계선(NLL)을 넘어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고, 탄착 지점이 다름 아닌 우리 영해 바로 근처”라며 “북한이 연이은 도발을 강행해 7차 핵실험 명분쌓기를 시도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은 전날 분단 이래 처음으로 동해 북방한계선(NLL) 이남 공해상 방향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을 발사하는 등 10시간 동안 네 차례에 걸쳐 미사일 총 25발가량을 발사했다. NLL을 넘은 미사일은 강원 원산에서 발사돼 울릉도 방향으로 향하다가 NLL 이남 26㎞·속초 동쪽 57㎞·울릉 서북쪽 167㎞ 해역에 떨어졌다. 울릉도에는 공습경보가 발령됐다. 3일 아침에는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장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1발, 평안남도 개천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2발을 각각 발사했다. 장거리 탄도미사일은 단 분리가 이뤄져 추진체와 탄두 등이 분리됐다. 이에 따라 군은 이 미사일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정 위원장은 북한 미사일 발사 시 대피책 등이 미흡하다는 지적에 대해 “북한 미사일이 날아오는 시간이 일본은 한 10분 걸릴 거고 우리는 한 1분 걸릴 거 같은데 일본의 대비 태세가 우리보다 견고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것은 성찰해봐야 할 대목”이라며 “우리의 방위 시스템, 민방위 시스템을 점검·보강·강화해야 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북한의 도발을 규탄했다. 정 위원장은 “북한이 우리 영해와 영토를 침범해서 대한민국 주권을 침탈한다면 우리 군은 결연하게 응징해야 한다”며 “북한이 핵무기를 믿고 벌이는 재래식 도발을 묵과한다면 우리는 앞으로 끝없이 북한의 인질로 끌려다닐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정 위원장은 “북한은 7차 핵실험을 목표로 뚜벅뚜벅 걸어가고 있다”며 “핵보유국 북한과의 대치는 이제 피할 수 없는 숙명”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한반도의 평화를 말로 이룰 수는 없다”며 “문재인 정권 5년 동안 신기루와 같은 종전 선언에 집착했고, 김정은에게 핵 미사일 고도화를 위한 시간을 벌어줬다. 통탄할 노릇”이라고 밝혔다. 정 위원장은 “북한의 국지 도발은 끊임없이 계속될 게 분명하다”며 “군이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 북한을 억지할 수 있는 압도적 군사역량을 갖출 때만 우리는 전쟁을 막을 수 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이날 아침 국회에서 정부와 북한 미사일 도발 관련 긴급 당정협의회를 개최할 예정이었다. 회의 직전 북한이 미사일을 추가로 발사하면서 회의를 취소했다. 회의에는 정 위원장, 주호영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를 비롯해 국회 외교통일위원회·국방위원회·정보위원회 소속 여당 의원들이 참석할 예정이었다. 정부에서는 신범철 국방부 차관과 강신철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 등이 올 예정이었다.
정대연 기자 ho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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