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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이라도 살려야" 이태원 현장서 위험 알린 인터넷 방송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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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당일 이태원 찾은 아프리카TV 방송인들
골목 옆 난간 오른 BJ, 직접 인명구조 나서 화제
앞서 "사고 날 것 같다" 경고하며 방송 중단한 방송인도
한국일보

31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인근 현장에 투입된 서울경찰청 수사본부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관계자들이 현장감식을 마치고 현장에서 나오고 있다. 홍인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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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9일 핼러윈 기간을 맞아 행사 분위기를 즐기고 시청자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서울 이태원에서 '야외 방송'을 진행하던 개인 인터넷 방송인들도 쏟아지는 인파 속에서 예상치 못한 사고에 직면했다. 이들 가운데는 현장의 위험을 감지하고 적극 알렸던 방송인과 직접 구조에 나섰던 방송인도 있었다.

31일까지 다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된 영상을 보면 인터넷방송 플랫폼 '아프리카TV'에서 방송을 진행하는 BJ(아프리카TV의 인터넷 방송인을 부르는 표현) '배지터'는 29일 이태원에서 야외 방송을 하던 중 참사가 벌어진 해당 골목에 진입했다 참사를 당할 뻔했다.

배지터는 방송 도중 골목 옆 해밀턴쇼핑센터 난간 위에 올라가 있던 사람에게 구출을 요청해 끌어 올려졌다. 잠시 쉰 뒤 자신을 구출한 사람들과 함께 "한 명만이라도 더 구하자"며 아래에 있던 사람을 5명 이상 끌어 올리는 데 동참했다. 그는 혼란 속에서 화면을 아래로 향할 것을 요청하는 시청자들에게는 "아래 상황이 정말 심각해서 비출 수가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해당 방송 영상은 아프리카TV에 개설된 배지터 자신의 채널에서는 삭제됐지만 영상 일부분은 여전히 온라인으로 공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배지터는 사건 직후인 30일 아프리카TV 채널 공지를 통해 "자고 일어났는데 혼자 웃고 떠들며 방송하기가 어려울 것 같다. 내일까지 방송을 쉬고 화요일에 오겠다. 다치신 분들의 빠른 쾌유와 고인이 되신 분들의 명복을 빈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네티즌들은 배지터의 행동에 "본인도 큰 충격을 받았을 상황인데 한 사람이라도 더 구하려는 모습에 감명을 받았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한국일보

31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 핼러윈 압사 참사 현장에 내외신 취재진이 모여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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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앞서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위험을 감지하고 경찰에 통제를 요청한 방송인도 있었다. 같은 아프리카TV에서 방송하는 BJ '꽉꽉'은 이태원로에서 이동하던 도중 인파에 갇혔고, 소지품을 분실하게 되면서 이태원 파출소를 찾아 도움을 요청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파출소 상주 직원을 향해 "사람이 너무 많아서 사고가 날 것 같다"면서 "저기 통제가 필요할 것 같다. 사람들이 밀어서 중간에 다칠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시점은 사건이 발생하기 대략 1시간 전인 오후 9시쯤으로, 인파가 들어찬 상황이었다. 경찰도 "저희도 지금 들어가기가 어렵다"고 답할 뿐이었다.

꽉꽉은 결국 "이태원에서 방송 못 한다"는 판단을 내리면서 방송을 포기하고 귀가했다. 그는 사건이 발생한 후인 30일 새벽에 따로 방송을 열고 "이런 상황에선 웃으면서 방송을 못 할 것 같다. 며칠 방송을 쉬고 오겠다"고 밝혔다.

핼러윈 기간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길거리에서 특별한 복장을 갖추고 즐기는 분위기가 형성되기 때문에, 다수의 인터넷 방송인과 콘텐츠 제작자들이 현장을 찾아 영상을 남겼다.

이런 가운데 "특정 BJ를 보기 위해 사람들이 몰렸다"는 확인되지 않은 소문도 돌았다. 일부 커뮤니티에서 해당 BJ로 지목된 '케이'와 '세야' 등은 자신들도 군중에 휩쓸려 제대로 움직이지 못했다고 밝히며 자신들 때문에 참사가 발생한 것처럼 퍼진 소문은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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