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의 대선개입 사태를 규탄하는 시국선언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서울대학교 교수들이 시국선언에 동참했다.
17일 서울대 교수 128명은 '민주주의 회복을 염원하는 서울대 교수 일동'이라는 명의로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서울대 교수들의 시국선언은 지난 2009년 6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당시 이뤄졌던 이후 처음이다.
이들은 "국정원의 불법 선거개입은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 기본원리가 유린됐음을 의미한다"며 "공기관이 국가와 국민의 안보는 아랑곳하지 않고, 당리당략적 이해관계를 좇아 불법을 자행했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 정권에서 서울경찰청장 주도로 진행된 경찰수사는 사건의 진실을 축소하고 왜곡했다"고 지적했다.
교수들은 "국정원은 자신의 과오를 반성하기는커녕 또 다른 위법행위로 자기 조직을 보호하려는 행동을 서슴지 않았다"며 "남북정상회담 기록물 공개는 현행 대통령기록물에 관한 법을 위반했을 뿐 아니라 국제외교의 기본 규범조차 무시한 것"이라며 'NLL 포기 논란'을 유발한 국정원을 비판했다.
이어 "이 사건에 대한 정부와 여당, 심지어 야당의 대응 역시 정치권의 자정 의지와 자기개선 능력을 의심하게 만든다"며 "국회에서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원문 열람·공개를 표결한 것은 법정신을 훼손하는 행위이자 입법권자 스스로 자신의 입법행위를 부정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교수들은 △국정조사를 통한 사태 진상 규명 △검찰의 철저한 책임자 수사 △범정부적 차원의 국정원 개혁 등 조치를 요구했다. 그러면서 "사건의 진실을 축소하려 한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과 관련된 경찰 책임자들도 엄중히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인권법학회는 17개 대학의 인권법학회와 공동으로 성명을 발표했다. 서울대 민주화교수협의회 교수 50여명도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서진욱기자 sj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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