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와 접점' 日 경제재생상 결국 사퇴…"정권에 폐 끼쳤다"

야마기와 다이시로 일본 경제재생담당상이 24일 기시다 후미오 총리에게 사표를 제출한 뒤 총리 관저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야마기와 다이시로(山際大志郞) 일본 경제재생담당상이 24일 사퇴했다. 야마기와 경제재생상은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옛 통일교·이하 가정연합)과 접점이 확인돼 야권으로부터 퇴진 요구를 받아왔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야마기와 경제재생상은 이날 저녁 총리 관저에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와 면담한 뒤 취재진에게 사표를 제출했다고 말했다.

그는 가정연합과 관련된 의혹이 언론 보도 등을 통해 알려지면 사실을 인정하는 방식으로 설명한 데 대해 “뒤를 쫓는 형태가 돼 정권에 폐를 끼쳤다”고 말했다.

사퇴 시기에 관한 질문에는 “종합경제 대책에 영향을 주지 않을 만한 빠듯한 타이밍을 선택했다”고 답변했다.

다만 야마기와 경제담당상은 중의원 의원에서는 물러날 뜻은 없다며, “신용을 회복하기 위해 계속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앞서 그는 가정연합이 주최한 모임에 여러 차례 출석했다는 사실과 한학자 가정연합 총재와 함께 촬영한 사진 등이 공개되자 “기억에 없다”며 가정연합과 관계를 명확히 설명하지 않았다. 이에 야권을 중심으로 경질 요구가 계속됐고, 여권 내 일부에서도 퇴진 요구가 제기된 상황이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가 지난 7월 8일 총격으로 사망한 후 불거진 집권 자민당과 가정연합 유착 논란은 최근 일본 정치권에서 가장 뜨거운 현안으로 떠올랐다.

자민당과 가정연합의 관계가 속속 밝혀지면서 기시다 내각의 지지율은 20∼30％대까지 하락했다.

야마기와 경제담당상은 이같은 문제로 궁지에 몰린 기시다 후미오 정권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줄이기 위해 사퇴를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기시다 총리는 야마기와 경제재생상의 사의를 받아들여 오는 25일 후임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보람 기자 lee.boram2@joongang.co.kr

▶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