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기념관 강연…"어떤 상황에도 한국 보호, 국제사회와의 협력 평화·안보유지 핵심"
앤드루 해리슨 유엔사 부사령관 |
(서울=연합뉴스) 김지헌 기자 = 영국 육군 중장인 앤드루 해리슨 유엔군사령부(UNC) 부사령관은 한국과 한국 국민을 지키겠다는 약속을 강조하면서 젊은 K-팝 그룹의 비무장지대(DMZ) 공연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해리슨 부사령관은 23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에서 열린 2022 유엔문화축제 기념 특별강연에서 "한국에서 근무하지 않았더라면 한국의 아름다운 음식과 놀라운 K-팝을 알 수 없었을 것"이라며 "젊은이들의 그룹이 비무장지대에서 곧 공연하는 것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6·25전쟁) 참전용사들의 뜻을 기리면서 어떤 상황이 있더라도 대한민국과 대한민국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여기서 함께하겠다고 약속한다"고 밝혔다.
해리슨 부사령관은 "현재 우크라이나 상황을 보면, 평화와 안보 유지가 어려운 상황이 됐을 때 해결책의 핵심은 국제사회와의 협력"이라며 "우크라이나는 국제사회와의 준비된 연합이 없는 상태에서 침공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반면 유엔군사령부는 1950년부터 국제협력의 산 증거로서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다"며 "유엔사는 16개국이 한데 모여서 필요하다면 언제든 다시 한국을 돕겠다는 약속에 기반을 둔 준비된 다국적 연합"이라고 강조했다.
해리슨 부사령관은 과거 유엔 등의 다국적 활동에 참여했다가 시에라리온에서 포로로 붙잡히는가 하면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수류탄 파편이 방탄조끼에 박히는 등 숱한 죽음의 고비를 넘겨 '럭키 해리슨'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고 떠올렸다.
그는 "제가 다국적군 일원으로 활동하면서 죽을 뻔한 적이 몇 번 있었지만,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여전히 유엔헌장 아래서 다국적 팀으로 연합을 이뤄야 한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지지한다"고 말했다.
또 16개국 인원이 모인 유엔사의 업무 조율이 쉽지는 않다면서도 윈스턴 처칠 영국 총리의 말을 인용해 "동맹과 같이 전쟁을 치르기는 굉장히 어렵다. 하지만 그보다 유일하게 더 안 좋은 상황은 동맹 없이 전쟁을 치르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아울러 "세계가 직면한 모든 문제에 대한 답을 다 찾을 수 있는 개별 국가는 없다"면서 "유엔사의 가장 큰 힘은 세계 각국이 모여 생기는 다양성에서 오는 시너지"라고 말했다.
해리슨 부사령관은 또 유엔사 입장에서 '팩트체크'가 중요하다면서 "진실에 기반을 둔 메시지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런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결국 적들이 승리하는 상황이 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유엔사 군사정전위원회는 24시간 365일 언제든 비무장지대에서 보고할 만한 일이 발생하면 투명하게 공유하기 위한 준비를 항상 한다"면서 최근 유엔사가 페이스북·트위터 등 SNS 활동을 강화하는 배경을 설명했다.
영국군에서 35년째 복무 중인 해리슨 부사령관은 영국군으로는 최초로 지난해 12월 유엔사 부사령관으로 임명돼 한국에서 근무하고 있다.
그는 직속상관인 미 육군 대장 폴 러캐머라 유엔군사령관(한미연합사령관·주한미군사령관 겸직)을 보좌해 정전협정 관리 임무를 총괄한다.
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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