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로마뉴스(18)]10.17~21
편집자주
4차 산업혁명 시대다. 시·공간의 한계를 초월한 초연결 지능형 사회 구현도 초읽기다. 이곳에서 공생할 인공지능(AI), 로봇(Robot), 메타버스(Metaverse), 자율주행(Auto vehicle/드론·무인차) 등에 대한 주간 동향을 살펴봤다.무기 바닥난 러시아, 가성비 높은 이란산 드론에 의존
17일(현지시간) 아침,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엔 러시아에서 보낸 것으로 추정된 이란산 자폭 드론(1)이 도심을 공습, 커다란 폭발(2)과 함께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이날 현장에선 해당 드론의 잔해(3)가 발견된 가운데 긴급 피해 복구(4)도 진행됐다. 로이터 유튜브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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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현지시간) 아침,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갑자기 푸른 하늘 상공에 출몰한 소형의 비행물체가 도심 속 빌딩 숲 사이로 떨어졌고, 이내 커다란 폭발과 함께 화염이 솟구쳤다. 비행 물체는 확인 결과, 러시아에서 보낸 이란산 자폭 무인항공기(드론)로 밝혀졌다. 이 드론은 키이우 내 자리한 민간 건물에 명중됐다. 19일 유튜브에 게재된 로이터 영상 등에 따르면, 이날 러시아의 자폭 드론으로 도심 내 다수의 민간 주택과 빌딩 등이 파손됐다. 지상에선 연신 기관총이 발사됐지만 빠른 속도의 드론을 잡기엔 역부족으로 보였다.
이날 우크라이나 전역에선 6개월 된 임신부 등을 포함해 모두 8명의 민간인이 숨졌다. 군사시설을 노렸다고 전한 러시아 측 발표와 달리 민간인 사상자와 피해만 속출했다. 비탈리 클리치코 키이우 시장에 의하면, 이날 러시아에서 우크라이나에 투입한 자폭 드론 43대 가운데 28대가 키이우에 집중됐다.
우크라이나를 향한 러시아의 무차별적인 드론 공격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특히 공격 장소와 대상을 민간인들이 밀집한 도심까지 확대하면서 비난 여론도 높아지고 있다. 키이우에서 자행된 이날 드론 공격 또한 월요일 출근 시간대에 집중, 인명 피해를 키웠다.
러시아에서 이날 투입한 이란산 드론은 ‘샤헤드-136’ 기종으로 알려졌다. 최대 시속 185㎞로 목표물이 포착될 때까지 해당 지역을 우회하면서 최대 2,500㎞ 이내 비행이 가능하다. 무엇보다 이 기종은 가성비가 뛰어나다. 탄두 중량이 40㎏으로, 크루즈 미사일의 10분의 1 수준에도 못 미치지만 대당 가격은 2만 달러(약 2,800만 원)다. 크루즈 미사일의 50분의 1에 불과하다. 장기전으로 무기가 바닥난 러시아 입장에선 저렴한 비용에 병력 손실도 제로(0)인 자폭 드론이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2~3m 길이로 100m 이내의 저공 비행도 가능, 레이더 포착 또한 어렵다. 뉴욕타임스(NYT)는 “러시아군의 자폭 드론 활용은 정밀 미사일 재고가 바닥났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란의 태도는 이번 전쟁에 가뜩이나 부정적인 국제사회로부터 냉담한 반응만 불러오고 있다. “러시아에 드론을 공급한 적이 없다”는 게 이란의 공식적인 입장이지만 이와 상반된 징후는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일단 우크라이나 현지에서 파괴된 기종의 잔해가 이란산으로 추정된 데다, 최근 들어선 드론 교관을 러시아 크림반도까지 파견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NYT는 18일 익명의 전·현직 미국 관리들을 인용해 “이란 정예군 혁명수비대 소속 교관들이 크림반도에 파견돼 러시아군에 드론 조종법을 가르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러시아에선 자국 인력을 이란에 파견하고 교육을 전수받았지만 만족할 만한 성과가 나오지 않자, 이란 교관을 크림반도에 직접 초빙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이 드론 공급에 이어 별도 훈련교관까지 지원하면서 우크라이나 민간인 살상 작전에 깊숙하게 관여한 셈이다.
우크라이나도 대응에 나섰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공개적으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단교 방안을 정식으로 제안했다”며 "이란은 양국 관계 파탄에 대해 전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러시아의 공습에 동원된 드론이 이란제 샤헤드-136으로, 관련 증거가 넘친다”고 강조했다.
서방 국가들도 이란 제재에 동참할 태세다. 19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과 영국, 프랑스가 이란의 러시아 무기 지원 정황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안건으로 올릴 예정이다. 유럽연합(EU) 역시 러시아에 자폭 드론을 제공한 이란의 주요 인사 8명과 관련 기관에 대한 제재 부과 방안에 잠정 합의했다.
메타 야심작 ‘호라이즌 월드’ 이용자 급감…올인한 메타버스에 ‘비상등’
메타플랫폼에서 3차원 가상공간으로 오픈한 ‘호라이즌 월드’의 최근 월간 이용자 수가 목표치(50만 명)의 절반 이하인 20만 명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메타플랫폼 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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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코카콜라가 겪었던 실패를 되풀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미 방향 설정부터 틀렸다는 일침에 가까웠다. 굴욕적인 시장 철수를 맛봐야만 했던 37년 전 코카콜라의 지나친 과욕에 빗대면서다. 미국 월가의 헤지펀드 사이언자산운용의 마이클 버리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16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위터에 메타플랫폼(옛 페이스북)의 최근 행보를 두고 지적한 쓴소리다. 글로벌 SNS 업계의 절대강자로 자리한 마크 저커버그 메타플랫폼 CEO가 사명까지 변경하고 3차원 가상세계인 ‘메타버스’에 올인한 전략은 1985년 코카콜라의 ‘뉴 코크’ 폭망 사례를 떠올리기에 충분했단 얘기다.
‘뉴 코크’ 사태는 세계 시장에서 글로벌 기업의 대표적인 쪽박 케이스로 통한다. 세계 최대 음료업체인 코카콜라가 1985년 당시 무섭게 위협됐던 펩시의 대항마로 ‘뉴 코크’를 내놨지만 참담한 결과만 가져오면서다. 고객들로부터 거센 반발이 쏟아졌고 급기야 “이전 콜라를 재출시해 달라”는 소송까지 이어졌다. 이에 ‘뉴 코크’는 출시된 지 79일 만에 사라졌다. ‘소비자의 눈높이와 동떨어진 선택은 치명적이다’는 메시지만 남긴 채 말이다.
저커버그의 공격적인 메타버스 전략을 코카콜라의 뼈아팠던 흔적과 비유한 버리 CEO는 지난 2008년 불어닥친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하락장 예측과 더불어 8억 달러(약 1조1,430억 원) 이상을 벌어들인 인물로 유명하다. 그는 당시 상황을 소재로 한 영화 ‘빅쇼트’(2016년)의 실제 주인공이다.
버리 CEO의 이번 메타플랫폼 진단에도 힘이 실린 분위기다. 메타플랫폼 주변에 잇따라 적신호가 켜지면서다. 당장 이용자 이탈이 심각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메타플랫폼의 가상세계인 ‘호라이즌 월드’ 이용자부터 급감세다. WSJ에 최근 입수된 메타플랫폼의 내부 문건엔 호라이즌 월드의 월간 이용자 수는 20만 명에 그쳤다. 메타플랫폼이 연내 목표치로 내세웠던 50만 명을 감안하면 초라하다. 호라이즌 월드는 가상인간인 아바타를 통해 가상 공간에서 업무와 쇼핑, 파티 등까지 가능하게 설계된 메타버스 플랫폼이다. WSJ는 “대부분의 호라이즌 월드 이용자가 가입한 첫달 이후엔 돌아오지 않았다”며 “최소 50명 이상이 방문하는 곳은 호라이즌 월드 전체의 9%에 불과했고 대부분은 이용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용자들의 불만도 다양했다. 실제 호라이즌 월드의 만족도와 관련된 설문에서 “마음에 드는 메타버스 세계를 찾을 수 없다”, “어울릴 사람이 없다”, “다리 없는 아바타는 진짜 사람처럼 보이지 않는다” 등으로 요약됐다. 설문에 답한 응답자도 514명에 불과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메타플랫폼 내부에서조차 호라이즌 월드에 대해 “텅 빈 세상은 슬프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왔다.
지난달엔 오류(버그)와 이용자들의 불만이 더해지면서 호라이즌 월드의 신규 서비스도 일시 중단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호라이즌 월드의 일부 가입자는 아바타를 이용해 성폭력과 성희롱까지 저지른다는 보고도 잇따랐다. 여기에 지난 11일 가상현실(VR) 헤드셋으로 공개된 메타플랫폼의 ‘메타 퀘스트 프로’(1,499달러, 약 215만3,000원)에 대한 반응은 고가와 배터리 저용량 문제 등으로 싸늘한 상태다.
시장의 관심은 26일로 예정된 메타플랫폼의 올해 3분기 실적 발표에 쏠리고 있지만 변곡점(터닝포인트)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지난해 10월, 페이스북에서 메타플랫폼으로 사명 변경에 나선 저커버그 CEO는 현재 메타버스에만 100억 달러(약 13조7,300억 원) 이상을 투자하고 3차원 가상세계에 주력하고 있다.
한규민 디자이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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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재경 이슈365팀장 rick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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