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지정취소 동의 여부를 결정한 2019년 7월26일 전북에 있는 전국단위 자사고인 상산고등학교 정문에 현수막이 걸려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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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사관고와 상산고, 외대부고는 전국단위 자율형사립고(자사고)를 표방하고 있지만 신입생의 지역별 편중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신입생 10명 중 8명은 서울과 경기 출신이었다.
19일 교육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걱세)과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2022학년도 전국단위 자사고 입학생 현황 자료’를 보면 이들 3개교 신입생 총 870명 중 682명(79.3%)이 서울·경기 출신으로 집계됐다. 민족사관고는 학교가 있는 강원도 출신 신입생은 7명에 불과하지만 서울·경기 출신은 118명으로 전체의 77.1%를 차지했다. 상산고도 소재 지역인 전북 출신은 64명인 데 반해 서울·경기 출신은 228명(66.3%)으로 3.6배 많았다.
전국단위 자사고는 현재 전국에 모두 10곳이 있다. 이들 학교는 소재 지역을 넘어 전국에서 신입생을 모집할 수 있다. 전국단위 자사고에 올해 입학한 신입생 중 서울 강남·서초·송파·양천·노원구 등 5개 ‘사교육 과열지구’와 대원·영훈·청심 등 국제중 출신 학생의 비율은 63.9%에 달했다. 구별로 보면 강남구가 78명(18.9%), 양천구 52명(12.6%), 송파구 45명(10.9%), 노원구 32명(7.8%), 서초구 30명(7.3%) 순이었다. 학교별로는 영훈국제중 21명(5.1%), 대원국제중 19명(4.6%), 청심국제중 9명(3.4%) 순이었다.
경기 지역에서도 전국단위 자사고에 입학한 학생의 69.6%는 도내 대표적인 사교육 과열지구인 용인·고양·성남·수원·안양시 출신이었다. 용인시가 174명(30.3%)으로 가장 많았고, 고양시 71명(12.4%), 성남시 67명(11.7%), 수원시 52명(9.1%), 안양시 35명(6.1%) 순이었다. 고교 입시컨설팅과 선행학습 상품 인프라가 ‘사교육 과열 지구’에 집중돼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사걱세 관계자는 “민족사관고와 상산고는 소재 지역 출신보다 서울·경기 학생의 입학 비율이 많아 ‘지역의 자존심’이라고 홍보했던 말이 무색해졌다”며 “사교육 인프라를 갖춘 지역에 거주하면서 고액 사교육비를 지출할 수 있는 부모를 둔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 사이에 교육 기회의 격차가 벌어지고 있어 대책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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