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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이슈 물가와 GDP

물가 급등세 언젠가는 잡혀…인플레·디플레 둘다 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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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준發 신흥국 위기 ◆

2008년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부실한 주택담보대출)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소방수로 나섰던 벤 버냉키 전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10일(현지시간)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사건이 금융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면서 강달러와 에너지 위기 현상을 지목했다.

버냉키 전 의장은 이날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했다는 발표 이후 워싱턴DC 브루킹스연구소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유럽은 러시아의 천연가스 공급 중단 등 문제로 인해 금융기관까지 압박을 받을 수 있는데 이와 관련해 유럽 규제당국이 어떤 정책으로 대응할지 알 수 없다"고 밝혔다. 또 "신흥국 시장은 달러 강세 영향으로 자본 유출 압박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버냉키 전 의장은 이 같은 금융시장 불안이 서서히 쌓이면서 문제를 일으키고 경제위기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버냉키 전 의장은 글로벌 금융위기의 본질은 금융 시스템 취약성과 대출자들의 신용도 하락으로 발생한 반면, 지금의 위기는 외부 변수인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야기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금융시장 내 비대칭 정보가 만연하던 2008년 위기와 달리 현재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 금융제도 건전성이 높아진 점에 주목했다. 그는 "지금의 위기는 코로나19 대유행이라는 외부 변수로 인해 촉발했다. 넓게 보면 미국 이외에 금융시장에서 우려되는 곳이 나타나는 중"이라고 밝혔다.

버냉키 전 의장은 최근 연준이 물가 안정 목표 수준(2%)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물가목표제는 실제로 인플레이션을 일정 수준으로 억제하는 효과가 있지만 무엇보다 연준이 마지막까지 지켜야 하는 최소 한도의 기준선"이라며 "연준 의장을 지내던 시절에 나는 중기적 차원의 물가를 염두에 뒀고 정책 투명성과 신뢰성을 위해 노력했는데 그 과정에서 수치 그 자체보다 연준이 특정 수준을 반드시 지키기 위해 움직인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1930년대 대공황 이후 금융위기를 연구하면서 굳게 믿게 된 건 금융 불안을 줄이기 위해선 디플레이션과 인플레이션 둘 다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선 연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뉴욕 = 김인오 특파원 / 워싱턴 = 강계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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