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점대비 수억원 하락 거래…호가 방어마저 쉽지 않아
매수심리 냉각으로 거래 실종…“당분간 분위기 이어질 듯”
경기 화성시 동탄신도시의 모습. 2021.12.20/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
(서울=뉴스1) 신현우 기자 =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신설 호재·영끌(영혼까지 끌어 대출) 수요 등으로 날았던 수도권 일부 지역 부동산시장이 가라앉은 모습이다. 고점 대비 수억원 하락한 거래가 발생하는 한편 급매 속출로 호가 방어마저 여의찮아서다. 금리인상 기조 등으로 이 같은 분위기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GTX가 정차하는 일부 지역의 경우 향후 가격 회복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8일 찾은 경기 의왕시 일대 공인중개업소는 한산한 모습이었다. 급매 전단이 눈에 띄는 반면 중개업소를 찾는 손님은 찾을 수가 없었다. 경기 의왕시 소재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GTX 호재로 급상승했던 이 지역 집값이 부동산시장 침체로 조정받고 있다”며 “일각에서는 거품이 꺼지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데 가격이 어디까지 빠질지 무섭다”고 귀띔했다.
그는 “특히 대출 상환 부담 등으로 당장 경제적으로 어려운 경우 급매 또는 급급매로 집을 내놓는다”며 “해당 물건이 거래될 경우 매매가를 또한번 아래로 끌어내려 호가가 조정된다”고 덧붙였다.
실제 해당 지역 아파트 가격 하락세는 가파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8월 13억원(6층)에 거래돼 최고가를 경신한 경기 의왕시 ‘인덕원센트럴자이 전용면적 84.98㎡’는 지난달 9억8000만원(17층)에 손바뀜됐다. 약 1년 새 집값이 3억2000만원 떨어진 것이다. 현재 해당 평형 최저 매매 호가는 최근 거래가보다 3000만원 낮은 9억5000만원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과천시 ‘래미안슈르 전용 84.96㎡’는 지난달 14억8000만원(12층)에 매매됐다. 이는 지난해 10월 경신된 최고가(7층·18억3000만원)보다 3억5000만원 낮은 것이다. 현재 해당 평형의 최저 매매 호가는 15억원 수준으로, 일부 물건은 매매가 조정이 가능하다는 조건을 제시하고 있다.
경기 동탄도 비슷한 상황이다. 지난달 경기 화성시 ‘동탄더샵레이크 에듀타운 전용 84.98㎡’는 지난해 9월 기록한 최고가(24층·12억1700만원)보다 3억6700만원 낮은 8억5000만원(27층)에 거래됐다. 현재 이 평형의 최저 매매 호가는 8억8000만원 수준이다.
한국부동산원은 “이들 지역 전반에서 추가적인 가격하락에 대한 우려로 매수·매도자 간 매매 희망 가격 괴리가 커지고 있다”며 “일부에서 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매수세 회복은 쉽지 않아 보인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전주(84.8)보다 0.5포인트(p) 하락한 84.3을 기록했다. 수도권 매매수급지수는 80.0으로 전주(80.8) 대비 0.8p 떨어졌다. 같은 기간 경기는 82.3에서 81.7로 하락했다.
매매수급지수는 부동산원이 회원 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분석해 수요와 공급 비중을 점수화한 수치로 0~200 사이의 점수로 나타낸다. 기준치인 100보다 아래로 내려갈수록 집을 팔 사람이 살 사람보다 많다는 의미다.
매수심리 냉각이 확산되면서 거래도 실종되고 있다. 현재 경기 아파트 거래량은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경기부동산포털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8월 경기 아파트 거래량은 2776건에 불과했다. 지난 4월 6647건에 달했던 이 지역 아파트 거래량이 4개월 새 절반 이하로 줄어든 것이다. 아직 신고기한이 남은 9월 경기 아파트 거래량은 현재까지 1950건으로 집계됐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경기 인덕원·동탄 등 일부 지역의 경우 GTX 호재로 부동산 가격이 상승했는데 부동산 시장이 가라앉으면서 가격이 다시 급격히 내리고 있다”면서도 “GTX가 실제 정차하는 지역의 경우 향후 가격이 오를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고 전했다.
hwsh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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