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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9 (수)

"크림대교 완전 복구까지 수개월"…러군 보급선 '치명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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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림대교 폭발사고로 3명 사망
푸틴 자존심·통치력 큰 상처
러, 임시복구 후 보안 강화 밝혀
일각 "러 핵공격 위협 고조" 우려


파이낸셜뉴스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8일(현지시간) 크림대교 폭발을 기념하는 조형물이 설치된 가운데 시민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우크라 정부는 이날 크림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잇는 크림대교가 폭발로 일부 무너지자 러시아를 조롱하는 메시지를 내놓으면서도 사건 배후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우크라 우정본부는 이번 사건을 기리는 기념우표를 발행할 예정이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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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본토와 크림반도를 잇는 크림대교 폭발사고(3명 사망)에 대응해 당일 다리를 임시 복구하고 보안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서방 매체들은 크림대교를 완전히 수리하려면 몇 달은 더 걸릴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전쟁 보급난이 불가피해졌다고 분석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도 이번 폭발로 자존심과 전쟁 수행 능력 모두 큰 상처를 입게 됐다.

일각에서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수세에 몰린 러시아가 즉각 보복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키우면서 자칫 푸틴 대통령이 언급한 핵공격 위협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8일(현지시간) 리아노보스티통신 등 러시아 매체에 따르면 마라트 후스눌린 러시아 부총리는 이날 발표에서 "크림대교의 교통이 완전히 복구됐다"며 "화물 및 여객 수송의 재개를 확인했으며 파괴된 차선 중 하나는 곧 복원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파괴된 다리 부분을 즉시 철거하도록 명령했고, 잠수부들이 아침부터 피해 부분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오전 6시 무렵 크림대교에서는 대규모 폭발이 발생해 차량용 교량 일부가 무너졌다. 러시아 당국은 차량용 교량에서 주행하던 트럭이 폭발하면서 불길이 철도용 교량으로 번졌고 당시 연료를 싣고 이동하던 화물열차에 불이 옮아 붙었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사건조사위원회는 잠정 조사 결과 이번 폭발로 3명이 사망했으며 2명은 폭발한 트럭 주변의 차량 승객이었다고 발표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사건 이후 러시아 국내 정보기관인 연방보안국(FSB)에 다리 보안 관리를 맡겼다.

서방 매체들은 이번 사건으로 푸틴의 자존심과 러시아의 전쟁 수행 능력 모두 큰 상처를 입었다고 지적했다. 크림대교는 러시아가 2014년에 불법 주민투표를 근거로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한 이후 건설됐다. 해당 다리는 약 18㎞ 길이로 유럽에서 가장 길며 준공에 70억달러(약 9조9750억원)가 투입됐다. 푸틴은 지난 2018년 5월 크림대교 개통식에서 직접 러시아산 트럭을 몰고 다리를 건너기도 했다.

덴마크 교량 설계·건축 전문업체인 COWI의 데이비드 매켄지 기술이사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을 통해 크름대교의 복구에 수개월이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상당히 큰 화재라서 교량 철골의 강도에 충격이 있을 것"이라며 "교량 상판에 있는 강철이 견딜 수 있는 한계를 넘어 열을 받았을 게 거의 확실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철로가 재개통되더라도 특정수준으로 가벼운 열차만 통과할 수 있도록 적재중량이 규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보도에서 크림대교가 막히면 우크라 남부전선에 대한 러시아군의 보급 능력이 떨어진다고 진단했다.

현재 러시아가 크림반도에 연료나 식료품, 물자 등을 육로로 운송하기 위해선 한창 전쟁 중인 우크라 남부전선을 따라 이동하거나 크림대교를 이용해야 한다. 남부전선 육로의 경우 우크라군의 포격 사정거리 안에 있고 아직 러시아 철도와 완전히 연결되지 못했다. 배를 이용할 수도 있지만 미 싱크탱크 외교정책연구소(FPRI)의 롭 리 러시아 군사 전문가는 러시아 본토와 크름반도 사이 케르치 해협을 오갈 수송선이 충분한지 불확실하다고 설명했다.

신문은 러시아가 그동안 크림반도를 침공 집결지로 삼았다면서 크림대교 통행이 막힐 경우 본토에서 병력을 편성해야 한다며 전선으로 가는 러시아군의 이동거리가 길어진다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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