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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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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 승관제도 실증하는 유적' 삼척 흥전리사지, 사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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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 사적 지정예고…"통일신라·고려 불교사, 미술사 파악에 중요"

연합뉴스

통일신라시대 유적인 '삼척 흥전리사지(寺址·절터)'
[불교문화재연구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통일신라시대에 건립된 것으로 추정되는 유적인 강원도 삼척 흥전리 사지(寺址·절터)가 국가지정문화재 사적이 된다.

9일 고고학계에 따르면 문화재청은 지난 6일 정부 관보에 올린 공고를 통해 통일신라시대 유물이 확인된 '삼척 흥전리사지'를 사적으로 지정 예고한다고 밝혔다.

흥전리 사지는 삼척시 도계읍 산골에 있는 절터로, 정확한 연혁은 알려지지 않았다.

이곳에서는 지난 2003년 지표조사와 삼층석탑 실측 조사 등을 거쳐 다양한 석조문화재와 기와 조각 등이 나왔지만 한동안 주목받지 못했다. 이후 2014년 발굴조사를 재개하면서 다시 조명을 받게 됐다.

총 9차례 이뤄진 조사 결과, 이곳에서는 통일신라시대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완전한 형태의 청동정병(靑銅淨甁), 승단 조직이 사용한 것으로 짐작되는 청동 인장 등이 나왔다.

청동정병은 불교가 융성했던 통일신라∼고려 시대에 주로 만들었는데, 흥전리 절터에서 나온 유물은 9세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돼 고려시대 유물인 국보 '청동 은입사 포류수금문 정병'보다 제작 시기가 앞선다.

또, 신라시대에 국왕의 고문 역할을 한 승려를 지칭하는 '국통'(國統)이라는 글자가 새겨진 비문 조각과 섬세하고 화려한 장식의 금동번(깃발)도 출토돼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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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척 흥전리 삼층석탑재
강원 삼척 흥전리 절터에서 나온 석탑재 모습. 강원도 유형문화재인 이 유물은 통일신라시대 후기에 세운 탑의 부재들로 추측된다. [문화재청 국가문화유산포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학계에서는 그간의 연구 내용과 유물을 미뤄 볼 때 이곳에 위세가 높은 사찰이 있었을 것으로 봤다.

올해 2월 열린 학술대회에서는 과거 흥전리 절이 '신라 왕실이 9세기 이후 지방 세력 견제와 지배력 강화를 위해 중창한 승관(僧官·석가모니 관아) 사찰이자 선종 사원'이었을 거라는 견해가 나온 바 있다.

문화재청은 사적 지정 사유에 대해 "유구와 유물을 통해 문헌에서만 확인되는 신라의 승관 제도를 실증하는 유적으로, 당시 지방 지배력 강화와 견제를 위한 지방 통치 방식을 엿볼 수 있는 유적"이라고 설명했다.

'삼척 흥전리사지'는 지난해 11월 열린 문화재위원회에서 사적 지정 신청 안건이 한 차례 보류됐으나 이후 학술대회를 열어 자료를 보완해 사적 지정의 문턱을 넘었다.

지난해 현지 조사에 나섰던 문화재위원 일부는 도 지정기념물로 먼저 지정하라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문화재청은 "'삼척 흥전리사지'는 통일신라 및 고려시대 불교사, 미술사, 건축사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유적지로서 사적으로 지정해 체계적으로 보존·관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문화재청은 각계 의견을 수렴한 뒤 문화재위원회 최종 심의를 거쳐 사적 지정 여부를 확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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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척 흥전리 절터에서 출토된 청동정병 모습
[문화재청 누리집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y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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