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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MBC자막' 공방…"조작방송·재허가 안돼" vs "언론판 분서갱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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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혁 거취' 놓고도 충돌…與 "물러나야", 野 "흔들리지 말라"

연합뉴스

질의 화면 바라보는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서울=연합뉴스) 하사헌 기자 =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의원의 '윤석열 대통령 해외 순방 보도' 관련 질의 화면을 바라보고 있다. 2022.10.6 [국회사진기자단] toadboy@yna.co.kr



(서울=연합뉴스) 고상민 기자 = 6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여야는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순방 당시 불거진 '비속어 논란'을 처음 알린 MBC의 보도 적절성을 놓고 충돌했다.

국민의힘은 MBC가 '자막 조작'을 통해 여론을 왜곡함으로써 공영방송의 책무를 져버렸다고 거세게 비판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여권의 '방송 길들이기'이자 '언론 탄압'이라고 맞섰다.

MBC는 윤 대통령이 지난달 22일 미국 뉴욕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주최로 열린 글로벌펀드 제7차 재정공약회의를 마치고 회의장을 떠날 때 주변 참모진에게 말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보도하며 '(미국)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이 쪽팔려서 어떡하나'라는 자막을 달았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바이든'이 아닌 '날리면'이라고 말한 것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국민의힘 간사인 박성중 의원은 "통상 이런 보도는 정식 보도를 하고 나중에 유튜브로 하는데 이번에는 유튜브에 먼저 반복적 싱크를 넣어 바비큐 효과(글자로 먼저 정보를 주면 실제 그렇게 들리는 각인효과)를 일으켰다"며 "이는 MBC 사장의 사퇴 사유다. MBC는 민주주의의 공기가 아니라 흉기"라고 비난했다.

김영식 의원은 "MBC의 바이든 자막 사건은 언론자유의 문제가 아니라 방종의 문제"라며 "더 나아가 민주적 절차를 통해 선출된 대통령을 음해하고 국익을 해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MBC는 진영 논리에 매몰돼 하이에나가 먹잇감을 사냥하고, 특정 진영의 속을 풀어주는 해장국 저널리즘을 보여주고 있다"며 "공영방송이 아닌 진영방송인 MBC의 민영화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도 했다.

권성동 의원은 "MBC의 약자가 문화방송의 약자가 아니라 민주당의 약자라고 한다"며 "이런 MBC에는 방송사 재허가를 해주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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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인선서하는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서울=연합뉴스) 하사헌 기자 =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2022.10.6 [국회사진기자단] toadboy@yna.co.kr



이에 민주당은 과거 보수정권의 전형적 '언론 재갈 물리기'라며 반격했다.

민주당 간사인 조승래 의원은 "다른 언론들도 비슷한 시간대에 같은 내용을 방송했는데 특정 언론에 대해서만 겁박을 하고 있다"며 "이 상황을 보고 분서갱유가 떠올랐다. 분방송갱언론을 하려는 것 아닌가 하는 위기감이 든다"고 맞섰다.

박찬대 의원은 "지난달 26일 대통령실에서 악에 받친 공문을 MBC에 보냈다"면서 "내용을 보면 굉장히 공격적이다. 언론을 검열하려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비판했다.

그는 국정감사장 화면에 윤 대통령이 과거에 했던 '바이든', '날리면' 발언과 이번에 논란이 된 발언의 속도를 30% 수준으로 낮춰 비교한 영상을 띄우기도 했다. '날리면' 보다는 '바이든'에 가깝게 들린다는 점을 부각하려는 취지였다.

박 의원은 "제가 볼 때는 MBC가 진실의 바다에 먼저 뛰어들었고, 그 첫 번째 펭귄을 본보기로 언론에 재갈을 물리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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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에 잠긴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서울=연합뉴스) 하사헌 기자 =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2022.10.6 [국회사진기자단] toadboy@yna.co.kr



여야는 방통위의 2020년 종합편성채널 재승인 심사 조작 논란 및 감사원의 방통위 '표적 감사' 논란을 두고도 부딪쳤다.

이는 한상혁 방통위원장의 거취 문제로도 번졌다.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한 위원장의 임기는 내년 7월까지다.

권성동 의원은 "(종편 재승인 심사 과정에서) 애초 심사결과를 뒤집고 의도적으로 낮게 감점을 줬다는 것은 처음부터 불이익을 정해 놓고 조작한 것"이라며 "그러한 근거가 있었기 때문에 감사원에서 수사의뢰를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권 의원은 "재승인 심사 기준이 모호하다. 1천점 만점에 570점이 비계량 방식"이라며 "이것은 결국 방통위가 정권을 목줄을 잡고 흔들겠다, (특정 종편을) 정치적으로 탄압하겠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성중 의원은 한 위원장을 향해 "물러날 생각이 없느냐", "대통령과 철학과 맞지 않으면 물러나야 하지 않느냐"라며 사퇴를 압박했다.

이어 "방통위 공무원들은 이런 이야기를 한다. '한 위원장이 너무 자리에 연연해서 불쌍하다, 소신 없고 비굴하다'는 것"이라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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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변하는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서울=연합뉴스) 하사헌 기자 =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2.10.6 [국회사진기자단] toadboy@yna.co.kr



반면, 민주당은 종편 재승인 심사와 관련해 감사원이 방통위를 감사한 것은 한 위원장을 사퇴시키기 위한 '표적 감사'라고 주장했다.

윤영찬 의원은 "감사원 감사는 한상혁 위원장을 강제로 물러나게 하기 위한 것"이라며 "감사원이 망나니 칼춤 추듯 모든 권력과 힘을 동원해 (사퇴를) 압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인영 의원도 "감사원의 험악한 칼날이 방통위에도 온 것 같다"며 "여권이 방통위원장 사퇴를 종용하던 시점에 맞춰 감사가 시작된 것 아니냐는 이야기는 합리적인 추론"이라고 말했다.

변재일 의원은 한 위원장에게 "여러 얘기가 있지만 흔들림 없이 임기 말까지 방송의 중립성과 공정성을 위해서 직을 수행해 달라"고 당부했다.

goriou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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