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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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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트코 비켜"…토종 유통사 '창고형 할인점' 목매는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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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광주광역시에 위치한 창고형 할인점 롯데마트맥스 상무점에서 고객들이 축산 상품을 쇼핑하고 있다. [사진 제공 = 롯데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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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형마트 업계가 '창고형 할인점' 매장을 확대하며 고물가 시대 틈새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창고형 할인점 분위기를 주도하는 미국계 기업 코스트코의 아성을 무너뜨리는 한편, 이커머스 일변도로 흘러가는 유통의 판도도 바꿔보겠다는 복안이다. 롯데마트와 이마트 양사는 유료 멤버십 서비스를 내놓거나 폐지하면서 신규 고객 모시기에 한창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 맥스와 이마트 트레이더스 등 국내 대표 창고형 할인점은 고물가 상황이 지속됨에 따라 한층 적극적인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대형마트 마진율은 30% 안팎이지만, 창고형 할인점 마진율은 절반 수준인 15~17%로 마트보다 더 가성비 높은 제품을 선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다양한 물건을 조금씩만 사는 요즘 트렌드와 창고형 할인점의 결이 맞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요즘같이 월급 빼고 다 오르는 시대에는 단위당 가격이 가장 낮은 가성비 제품을 제공하는 창고형 할인점의 강점이 두드러지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대형마트들은 올해 신규 출점을 하지 않는 대신, 창고형 할인점 확장에 나서고 있다. 먼저 롯데마트는 올해 초 기존의 '빅마켓'을 '맥스'로 재단장하고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회사는 올해 1분기에만 전주 송천점, 광주 상무점, 목포점, 창원중앙점 등 4개 매장의 문을 열었다.

롯데마트 측은 "호남과 창원 지역에는 그동안 창고형 할인점이 들어서지 않았다"며 "이들 4개점의 누계 매출은 1~5월 기준, 마트로 운영해왔던 지난해와 비교해 25% 이상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올해 서울 영등포점, 금천점 등 기존 빅마켓 2개 매장도 맥스로 교체하며 수도권 공략에 나선다.

이마트 트레이더스도 2012년 7개 수준에서 올해 21개로 10년 만에 3배까지 늘리면서 매출 성장을 이끌어왔다. 지난 6월 경기 화성시에 21번째 매장을 열었고, 2025년까지는 5개 점포를 추가한 뒤 빠르게 30개점까지 만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마트나 롯데마트의 공격적 행보는 미국계 대표 창고형 할인점인 코스트코 때문"이라며 "코스트코가 지난 8월 김해점을 출점했는데, 폭발적 인기를 보였다. 코스트코가 앞으로 인천 청라점·서울 고척점·전북 익산점 출점을 내비치고 있기 때문에 그 전에 창고형 할인점 확장전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롯데마트와 이마트는 서로 다른 유료 멤버십 행보를 보이며 차별화 전략으로 경쟁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자리 잡은 유료 멤버십인 코스트코 모델을 롤모델로 유료 회원제에 도전장을 냈다가 국내 실정에 맞지 않아 폐지하고 누구나 방문할 수 있는 오픈형으로 바꿨다. 다른 유통업체에서 구매할 수 없는 차별화 상품만이 유료 모델을 담보하는데, 일반 제품을 저렴하게 대용량으로 파는 것만으로는 부족했다는 얘기다.

그 대신 롯데는 상품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힘썼다. 맥스의 주력 상품군을 '축산'으로 삼고, 축산 상품 중에서도 품질 상위 3%의 미국산 프라임 등급 소고기 등 프리미엄 수입육에서 상품 경쟁력을 갖췄다.

회사 관계자는 "롯데마트맥스 전체 매출에서 축산 상품이 차지하는 구성비는 약 15%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이마트 트레이더스는 기존 오픈형 모델과 함께 새로운 유료 멤버십 제도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내년 1월 1일부터 관련 정책을 선보일 예정이다.

[홍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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