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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5 (일)

흑인학생 속옷만 입혀 세웠다…‘노예경매’ 놀이에 美고등학교 발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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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미국 캘리포니아주 유바시의 리버 밸리 공립고등학교 학생들이 ‘노예 경매 놀이’ 영상을 촬영해 논란이 일고 있다./트위터


미국의 한 고등학교 미식축구팀 선수들이 흑인 학생들을 놓고 ‘노예 경매 놀이’를 하는 영상이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2일(현지시각) 미국 CNN, LA타임스 등에 따르면, 문제가 된 영상은 캘리포니아주 유바시의 리버 밸리 공립고등학교에서 촬영됐다. 매체는 영상에 대해 “미식축구팀 소속 학생들이 같은 팀에 있는 흑인 동료들을 상대로 노예 경매를 진행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설명했다.

해당 영상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하면서 논란이 됐다. 영상을 보면 누군가 팀룸의 문을 두드리자, 속옷만 입은 학생이 안에서 문을 열어준다. 안에서는 ‘노예 경매’가 진행되고 있었다. 흑인 학생 세 명이 속옷만 입은 채 두 손을 모으고 고개를 바닥으로 숙이고 있었고, 다른 학생들은 이들을 향해 삿대질을 하며 소리를 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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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옷을 입은 흑인 학생 세 명이 두 손을 모으고 고개를 숙인 채 서 있다./트위터


관할 교육구는 이 영상을 확인한 뒤 즉시 조치에 나섰다. 유바시 통합교육구의 도린 오스미 교육감은 CNN에 보낸 성명에서 “이 영상은 매우 불쾌하며 용납할 수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오스미 교육감은 “극도로 고통스럽고 유감스러운 사건”이라면서 “여기에 연루된 학생들은 행동 규범을 위반했기 때문에 나머지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이 때문에 해당 팀은 선수의 수가 충분치 않아 남은 경기 출전이 취소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노예 경매를 장난으로 재현했다는 것은 우리가 할 일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우리는 학생들이 의도와 영향을 판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들은 이 촌극이 재미있다고 생각했을지 모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며 “이는 용납될 수 없으며, 우리는 인종차별의 문제를 깊게 살펴봐야 한다”고 했다.

오스미 교육감은 이 영상으로 일부 학생들이 징계를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학교는 학생들을 상대로 공개 토론 및 교육을 시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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