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약 이행·순방 후속조치 차원…일각 '지지율 반등 포석' 시선도
윤석열 대통령 출근길 문답 |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한지훈 기자 = 윤석열 정부가 '정부조직 개편'에 시동을 걸었다.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공약 및 국정과제 이행이자 순방의 후속조치 차원이라는 게 여권의 입장이다.
동시에 영국·미국·캐나다 순방을 둘러싼 논란으로 흔들리는 국정 동력을 다잡으려는 시도로도 읽힌다.
대통령실과 정부, 여당은 지난 3일 고위당정협의회를 열고 여성가족부 폐지 방안을 포함해 정부조직 개편안을 조만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여가부를 폐지하는 대신 청소년·가족 정책, 여성 권익 증진, 양성평등의 3대 기능을 보건복지부로, 여성 고용 정책을 고용노동부로 각각 옮기는 방안이 유력하다.
재외동포 업무의 통합관리를 위해 '동포청'(가칭)을 신설하는 방안도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한동훈 법무장관이 구상했던 '이민청 신설'은 포함되지 않을 전망이다.
부처를 출범시키기에는 이민 문제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무르익지 않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우주항공청은 이번 개편에선 제외하되 특별법 형태로 추진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개편의 핵심은 '여가부 폐지'다.
지난 5월 발표한 110대 국정과제엔 포함되지 않았지만, 윤 대통령은 7월 25일 여가부 업무보고에서 여가부 폐지를 위한 조속한 로드맵 마련을 김현숙 장관에게 지시하며 실현 의지를 재차 밝힌 바 있다.
동포청 신설은 윤 대통령이 이번 순방에서 미국 뉴욕, 캐나다 토론토 동포간담회 자리마다 약속했던 사안이다.
인수위-여가부 (CG) |
당정이 '뜨거운 감자'인 여가부 폐지를 비롯해 조직개편 논의를 공식화한 데는 내달 '취임 6개월'을 앞두고 국정 동력을 확보하려는 차원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선공약 이행으로 지지층을 다지는 동시에 정부조직 재정비를 통해 국정의 효율성을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으로 보인다.
김은혜 홍보수석이 지난 2일 서면브리핑에서 "윤석열 정부는 외교 일정을 마친 이제 다시 민생에 집중한다"며 내치에 무게중심을 두겠다고 예고한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해석된다.
정부조직 개편이 정국을 집어삼킨 '순방 논란'을 끊어내고 지지율 반등의 계기를 만들기 위한 카드라는 해석도 일각에서 나온다.
지난 주말부터 공개된 한국갤럽과 리얼미터 등의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 지지율은 전주 보다 하락하며 최저 수준에 다시 근접했다. 20대 지지율이 한 자릿수에 그쳤다는 결과도 나오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이른바 '이대남'(20대 남성)의 표심을 끌어오는 일등공신으로 꼽히는 '여가부 폐지론'에 다시 불을 지핀 것도 이런 여론 흐름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윤 대통령은 지난 1월 초 '여가부 폐지'를 화두로 던지면서 지지율 하락세의 반전을 꾀했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당정이 개편안을 막판 조율 중인 가운데 정부입법보다 속도를 낼 수 있는 의원입법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4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아직도 최종안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인구정책 기능 재배치 등 조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ai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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