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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세계 금리 흐름

전세대출 이자 133만→259만원…금리인상 쓰나미 몰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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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상의 쓰나미가 몰려오고 있다. 금리 인하와 자산 가격 상승이 맞물리며 2020~21년 폭발적으로 늘어난 신용대출 등 변동금리형 가계대출의 금리 상승이 본격화하면서다. 커지는 빚 부담에 지갑이 얇아지며 민간소비 감소 등 경기침체의 그림자도 올해 하반기 더욱 짙어질 전망이다.

중앙일보

한국은행에 따르면 8월 기준 은행권의 잔액 기준 가계대출 평균 금리는 연 3.8%로 지난해 말(3.01%)보다 0.79%포인트 높아졌다. 사진은 이날 서울시내 은행에 붙어 있는 대출 관련 홍보물.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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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인상의 충격은 가시화하고 있다. 변동금리 대출자가 매달 갚아야 할 돈이 2배로 뛴 경우가 속출하고 있다. 3일 한 시중은행이 시뮬레이션한 A씨의 사례를 보면 충격이 여실히 드러난다. 전세대출과 신용대출을 받았던 2020년 10월의 월 상환액은 132만6000원이었는데, 2년이 지난 이번 달 상환액은 259만3000원으로 불어나게 된다.

2020년 10월 서울 서초구 래미안서초에스티지 전용면적 59.99㎡에 8억1500만원의 보증금을 내고 전세로 들어갔고, 전세대출 5억원(SGI서울보증, 신규취급액 코픽스 6개월 연동금리)와 신용대출 1억원(1년, 금융채 6개월 연동금리)을 받은 것으로 가정했다.

이런 상황 속 A씨의 상환 부담이 커진 건 금리 상승의 영향이다. 2년 사이에 A씨의 대출금리는 전세대출 연 2.45%→4.89%, 신용대출 연 3.66%→6.67% 등으로 배로 뛰었다. 전세대출 금리는 빠르게 오르고 있다. 지난 4월 연 3.35%로 오른 뒤 10월 연 4.89%가 됐다. 한국은행이 지난 7월 사상 초유의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밟는 등 금리 인상에 속도를 내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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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일반적으로 변동금리 대출은 6개월, 1년 단위로 금리를 바뀐다. 올해 상반기부터 한은이 속도를 높인 긴축으로 여파가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한 것이다. 한은도 지난달 발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지난해 하반기 이후의 금리 상승 파급 영향은 파급 시차를 고려할 때 올해 하반기부터 점차 가시화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실제 기존 대출자의 대출 금리 상승도 급발진 중이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은행권의 잔액 기준 가계대출 평균 금리는 연 3.8%로 지난해 말(3.01%)보다 0.79%포인트 높아졌다.

특히 변동금리 비중이 높은 신용대출의 평균 금리는 지난 8월 연 5.01%로 지난해 말(3.77%)보다 1.24%포인트 뛰었다. 신용대출 금리의 전달 대비 상승 폭은 5월(0.12%포인트), 6월(0.18%포인트), 7월(0.23%포인트), 8월(0.26%포인트) 등 매달 빨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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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신규 대출금리도 높아지고 있다. 신용대출과 전세자금대출의 경우 연 4%대 금리가 사라졌다. 지난달 30일 기준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신용대출 금리(1등급·1년)는 연 5.108~6.81% 수준이다. 1주일 전인 지난달 23일(연 4.903~6.47%)과 비교하면 금리 상단이 0.34%포인트 뛰었다.

같은 기간 전세대출(주택금융공사보증·2년 만기) 금리는 연 3.95~6.318%에서 연 4.26~6.565%로 뛰었다.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고정형(혼합형) 금리는 연 4.73~7.281%로 이미 7%를 넘었다. 주담대 변동형(신규 코픽스 연동)의 금리는 연 4.51~6.813%이지만, 이달 중순 신규 코픽스가 인상될 경우 금리 상단이 연 7%를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금리가 오르면 가계의 이자 부담도 늘 수밖에 없다. 한은은 기준금리가 0.5%포인트 오를 경우 가구당 연간 이자수지(이자수익-이자비용) 적자 규모가 50만2000원 늘어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적자 규모가 554만원에서 604만원으로 커진다.

대출 이자는 70만1000원이 늘어나는데, 은행 예금 등으로 벌어들이는 이자수익은 19만9000원만 늘어나며 생기는 결과다. 특히 소득 하위 20%의 저소득 가구는 이자수지 적자 규모가 처분가능소득의 22.9%로 치솟게 된다.

대출자가 부담해야 할 이자가 늘어나는 건 가계가 쓸 수 있는 돈이 줄어든다는 의미다. 민간 소비 위축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이유다. 한은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경우 금리 인상 첫해 민간소비가 0.04~0.15% 감소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자 비용 증가뿐 아니라 금리 인상에 따른 자산시장 가격 하락 등의 영향을 모두 합한 결과다. 한은은 지난 7월 보고서에서 “최근 주가 하락이 소비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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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이자 부담 증가와 소비 위축에 대한 우려에도 한은은 금리 인상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긴축 속도전에 나서며 당장 오는 12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빅스텝을 밟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JP모건은 한은이 내년 1분기까지 기준금리를 연 3.75%까지 올릴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현재 기준금리(연 2.5%)보다 1.25%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금리가 뛸수록 경기침체의 그림자는 짙어진다. Fed 등 주요 중앙은행은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단기간의 경기침체는 감수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한국은 부풀어 오른 가계부채로 장기간 경기침체가 올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 8월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한 금통위원은 “한국 경제의 경우 소득에 대비한 주택가격과 가계부채가 조정이 불가피할 정도로 이미 높은 수준으로 올라 있다”며 “경기가 하강국면으로 진입하면서 고금리 여건과 결합하게 되면 경기 둔화 폭이 확대되고 침체 기간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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