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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토)

“취업시 100만원 드려요"···인력난 조선소, 하다하다 현금살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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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현금살포 '취업 고육책'

LNG船 호황에 수주 급등하는데

인력 부족해 현장에선 생산 지체

주 52시간제에 OCI 가동률 감소

“취업하면 100만원을 드립니다. 조선소로 오세요"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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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남도 거제시는 최근 시내 중심가에 이 같은 현수막을 내걸었다. 지역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는 조선업은 수주 호황을 맞고 있지만 워낙 긴 불황의 터널을 지난 터라 생산 인력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려워졌다. 거제시 소재 조선업 관련 기업에 취업해 3개월 근속 요건만 증빙하면 되는 간단한 지원 사업임에도 지난달 16일에서야 모집인원 300명을 겨우 채웠다. A조선소 관계자는 “지원 자격 요건도 낮아 예전 같으면 공고 즉시 인력이 몰렸을 텐데 확실히 분위기가 다르다”고 말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조선·태양광 업종이 최근 늘어난 수주에도 불구하고 생산 인력 충원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파격적인 현금 지원책을 내밀어도 타업종으로 떠난 생산 인력들의 복귀가 지연되면서 향후 생산 일정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온다. 실제 거제시는 취업시 100만원 지원 프로그램 외에도 다양한 취업 유인책을 쓰고 있다. 지난 3월부터 시내 조선소에 취업해 1년 간 근속해 자기부담금 150만원을 적립하면 내일채움공제금 600만원을 지원하는 제도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기업과 지방자치단체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조선소를 떠난 생산 인력들의 복귀는 기대만큼 이뤄지지 않고 있다. 조선업계는 과거 조선업 불황 때 떠나간 인력들이 돌아오지 않는데 다 젊은 인력의 경우 지방 조선소에서 근무를 꺼려해 이런 현상이 고착화할 것을 우려한다.

거제시는 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을 비롯해 수많은 협력 업체들이 있는 국내 대표 ‘조선 도시’다. 현재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호황에 발주가 본격적으로 몰려들고 있는데 인력은 여전히 태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일부 현장에서는 생산 지체 현상이 속속 생겨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조선소 관계자는 “일부 공정에서 인력 수급이 잘 안 돼 생산 속도가 늦어지고 이에 따라 자재들이 야드에 쌓여가고 있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부족한 생산 인력 확보를 놓고 조선사 간에 갈등이 빚어지기도 한다. 거제 소재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달 현대중공업이 자사 조선소 인력을 부당하게 빼갔다고 주장하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했다. 가뜩이나 강재 용접이나 도장을 할 인력이 없는 상황에서 인력을 빼갔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실제 조선소 핵심 인력인 용접·도장공들은 이미 현대중공업으로 가거나 수년 전 조선 불황 당시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전자·화학 등 다른 업종으로 대거 이탈했다. 거제시 등 조선소가 있는 주요 지자체에서 현금성 취업 지원을 늘리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이유다.

성장성이 높은 태양광 업종의 경우 주52시간 근무 제도가 인력 수급의 발목을 잡고 있다. OCI는 5년 전 대비 매출은 10% 늘었지만 공장가동률과 생산 실적이 줄어들었다. 올 상반기 OCI의 공장 가동률은 66%를 기록했다. 2분기 공장 가동 가능시간은 3960시간인데 주 52시간제 등 영향으로 2614시간(66%)밖에 가동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반면 5년 전인 2017년 상반기에는 3004시간을 돌려 가동률 76%를 기록했다. 공장을 더 돌리는 만큼 매출은 더 증가할 수 있다. OCI 총 직원 수도 같은 기간 2300여 명에서 1500여 명으로 감소했다. 회사 관계자는 “사업은 커가는데 지방에서 일할 사람을 점점 구하기 어려워진다”며 “일감, 기계설비 다 있는데 주 52시간제에 공장을 70%도 돌리기도 힘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박호현 기자 greenl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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