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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감사원, 文에 서해 피살 서면조사 통보… 文, 질문지 수령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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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前대통령, 향후 조사에도 임하지 않을 예정

감사원이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과 관련해 최근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서면 조사를 통보했다. 하지만 문 전 대통령은 감사원이 보내온 질문지 수령을 거부했다. 더불어민주당은 2일 “경악한다”며 “검찰과 감사원을 앞세운 정치 보복의 타깃이 문 전 대통령임이 명확해졌다”고 크게 반발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당연한 조사”라고 했다.

감사원은 지난 7월부터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에 대한 감사를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28일 문 전 대통령에게 서면 조사를 통보했다. 서면에는 문 전 대통령이 관련 첩보를 언제 누구를 통해 어떻게 알게 됐는지, 이후 어떤 지시를 했는지 등에 대한 질문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문 전 대통령은 참모진에게 관련 보고를 전해 듣고 굉장히 불쾌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전 대통령 측은 “감사원이 전화와 이메일을 통해 조사를 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지만 수령을 거부했다”고 말했다. 향후 조사도 임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감사원의 이번 감사는 청와대 국가안보실과 국정원, 국방부, 해양수산부, 해양경찰 등 9개 기관이 대상이다. 문재인 정부가 2020년 서해에서 표류하다 북한군 총격에 숨진 뒤 시신이 불태워진 해수부 공무원 고(故) 이대준 씨가 ‘월북했다’고 단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국정원이 이 사건 첩보 자료의 무단 삭제를 지시했다며 박지원 전 국정원장을 국정원법 위반(직권남용), 공용전자기록등손상죄 등으로 고발한 데 따른 것이다. 이와 관련해 감사원은 이미 박 전 원장과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에게 출석을 요구했지만 이들도 모두 거부했다.

현재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이희동 부장검사)도 이 사건을 수사 중이다. 검찰은 청와대가 이대준씨 사망 사실을 바로 알리지 않고 숨기려 했던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청와대 내에서 “첩보 내용 등 보안을 유지하라”는 지침이 내려졌고, 국정원과 국방부 등에 공유된 기밀정보의 삭제 지시가 내려진 정황도 파악됐다. 이에 따라 검찰은 현장 검증 작업과 대통령 기록관 압수수색, 국정원 등 관련자 진술 확보 등을 대부분 마쳤다. 그러나 윗선 소환조사에는 손을 대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은 강력 반발했다. 이재명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온갖 국가사정기관이 충성경쟁 하듯 전 정부와 전직 대통령 공격에 나서고 있다”며 “유신 공포정치가 연상된다”고 했다. 박성준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은 논란의 여지가 없다”며 “그런데도 퇴임한 대통령을 욕보이기 위해 감사원을 앞세운 정치 보복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했다. 또 “국민이 진정 촛불을 들길 원하는 것이냐”며 “민주당은 문재인 전 대통령을 향한 윤석열 정권의 정치 보복에 대해 강력하게 맞서 싸울 것이다. 윤석열 정권은 국민의 분노를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윤건영 의원도 “대단히 무례하다”며 “정치 보복 그 이상, 이하도 아니다. 윤석열 정부가 감사원을 권력의 하수인으로 내세워 이렇게 하는 것은 기가 찰 노릇”이라고 했다. 박지원 전 원장은 페이스북에 “기어이 윤석열 정부의 칼날이 문 전 대통령을 향했다”며 “감사원의 횡포를 규탄하며, 당장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썼다. 민주당은 3일부터 관련 규탄 회견을 여는 등 대정부 투쟁에 나서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여당은 “떳떳하다면 조사를 받으면 될 일”이라고 했다. 1993년 김영삼 정부 감사원도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에게 율곡사업과 평화의댐 감사를 진행하며 서면 조사를 통보한 바 있다. 국민의힘 양금희 수석대변인은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은 국가가 구할 수 있는 국민의 생명을 지키지 못했을 뿐 아니라, 월북으로 몰아 명예살인까지 자행한 사건”이라며 “문 전 대통령이 이 과정에서 어떠한 역할을 했는지 국민의 물음에 답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고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감사원은 헌법상 독립기관으로 대통령실 입장이 있을 수 없다”고 했다.

[김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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