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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아이폰 증산 철회 소문에도 휘청거리다니..." IT기기 수요 감소, 끝이 안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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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침체 여파 아이폰14 600만 대 증산 철회" 보도
IT기기 수요 회복 기대감에 찬물... "설상가상 악재"
파운드리 1위 TSMC 타격 커...삼성 반사이익 기대도
한국일보

16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의 애플스토어 주변에 새로 출시된 아이폰14를 구매하려는 방문자들이 줄지어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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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스마트폰 신제품 아이폰14의 증산 계획을 철회할 수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정보통신(IT) 업체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아이폰 신제품 출시가 IT나 가전 기기에 대한 수요를 일부 회복시켜주는 이벤트가 될 것이란 기대가 물거품이 되는 분위기라서다. 다만 기존 계획한 생산 물량에는 변동이 없는 만큼 우려가 과장된 측면이 있고, 삼성전자 등 국내 경쟁사들에 반사이익을 줄 수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29일 IT업계에 따르면 블룸버그통신은 전날 익명을 요구한 소식통을 인용해 애플이 부품 협력 업체에 올해 하반기 아이폰14 시리즈 제품군의 600만 대 추가 생산을 위한 부품 생산 계획의 취소를 통보했다고 전했다. 당초 애플은 아이폰14를 전작과 비슷한 수준인 9,000만 대 생산하되 수요 급증에 대비해 생산량을 7% 정도 늘릴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미국의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킹달러' 현상이 심화된 데다 소비 둔화에 따른 글로벌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증산 계획을 철회한 것이다. 다만 애플은 구체적 생산 계획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전례 없는 '반도체 혹한기'... 탈출구 안 보인다

한국일보

25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몰에 오픈한 애플스토어 잠실점을 찾은 시민들이 애플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잠실점은 전날인 24일에 오픈한 국내 4호 애플스토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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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업계에선 이 소식을 '설상가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하반기 들어 IT·가전 기기에 대한 수요가 본격적으로 감소로 돌아서는 상황에서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이자 400달러 이상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애플마저 이 같은 우려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추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곳은 반도체 업계다. 반도체 시장은 스마트폰과 TV 등 전자기기 수요 감소로 내년까지 전례 없는 '혹한기'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4분기 낸드플래시 가격이 15~20%, D램 가격은 13~18% 내려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3분기의 13~18%, 10~15%에 비해 가격 하락 폭이 커진 것이다.

이런 가운데 시장에선 애플이 아이폰14 출시로 모바일 D램과 파운드리(반도체 칩 위탁생산) 등의 수요를 일부 회복시킬 것이란 관측이 나왔었다. 아이폰의 흥행 부진이 현실로 나타날 경우 반도체 업체들의 실적 악화가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을 최대 고객으로 둔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 TSMC가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면서도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도 아이폰에 납품을 하고 있고 공급망 전체에 반향을 일으킬 수 있어 한국과 대만 회사들에 미칠 영향이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아이폰에 카메라 모듈을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LG이노텍은 이틀 사이 주가가 11% 이상 급락했다.

아이폰14프로 반응은 우호적... "지나친 우려" 목소리도

한국일보

1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22' 개막에 앞서 개최된 '삼성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벤자민 브라운 삼성전자 구주총괄 마케팅 상무가 '갤럭시Z플립4'와 '갤럭시Z폴드4'의 유럽 초기 판매 신기록 달성 및 출하량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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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기존 생산 물량이 아닌 증산 계획을 철회한 것인 만큼 시장의 우려가 지나치다는 반응도 나온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아이폰14보다 아이폰14프로에 대한 시장 반응이 우호적이어서 프로 시리즈 생산을 늘리려는 측면도 있을 것"이라며 "프로 시리즈 판매 비중은 아이폰13 시리즈에서 47%였는데 아이폰14 시리즈는 60%로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이나 파운드리 시장에서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다는 기대 섞인 전망도 나온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갤럭시Z4의 국내 사전 예약이 100만 대에 육박하며 신기록을 갈아치웠고 글로벌 판매 역시 전체 시장 상황 대비 좋다"라고 밝혔다. 파운드리 시장은 TSMC 매출에서 애플이 차지하는 비중이 10% 후반대에 달하는 만큼 아이폰 수요가 줄어들 경우 삼성전자의 시장 점유율이 오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유환구 기자 redsun@hankookilbo.com
송주용 기자 juy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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