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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일선 특파원의 차이나 프리즘] 3연임 나서는 시진핑 中 국가주석… 대만 침공 나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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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의 시대다. 국제정세가 시시각각 급변하고 불확실성이 지구촌을 뒤덮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후변화, 식량과 에너지 부족 등 인류의 난제들은 물론 미중 패권전쟁, 우크라이나 사태와 같은 지정학적 갈등으로 세계가 시름하고 있는 것이다.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국제사회의 질풍노도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 특히 미중 갈등은 대한민국 미래의 최대 변수 중 하나로 꼽힌다. ‘안미경중(安美經中·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용어에서 드러나듯 미국과 중국은 한국에게 가장 중요한 국가들이다. 두 국가 간 한 치 양보 없는 패권전쟁에 한국 정부와 기업, 국민들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다.

전쟁에서 장수의 중요성은 절대적이다. 미국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에서 조 바이든으로 바뀐 이후 미중 패권전쟁이 새로운 국면에 들어선 것도 이런 연장선이다. 10월에는 중국 권력구조가 중대한 분수령을 맞는다. 중국을 지배하는 공산당의 지도부를 결정하는 제20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가 10월 16일 개최되기 때문이다. 중국은 그동안 10년 주기로 지도자가 교체돼왔다. 중화인민공화국을 건립한 마오쩌둥 이후 절대권력에 대한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5년 임기를 두 번 마치고 나면 새로운 인물에게 지도자 자리를 이양하는 제도를 정착시킨 것이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2012년 제18차 당대회에서 당 서기로 선출됐고 5년 후인 2017년 제19차 당대회에서 연임을 한 뒤 지금까지 10년 동안 당서기와 국가주석직을 유지해왔다. 과거 관행대로라면 이번 제20차 당대회에서 10년 임기를 채운 시 주석은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 하지만 이번 당대회에서 시 주석은 후임자에게 권력을 이양하지 않고 3연임을 확정 지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진핑 집권 3기 시대가 열리는 것이다. 이에 대해 문일현 중국 정법대 교수는 “정국 정치 시스템에 혁명과 같은 수준의 변화가 일어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시 주석의 집권 연장이 결정되면 덩샤오핑 시대의 유산으로 남아있던 기존 중국 정치제도들의 수명이 끝난다는 의미”라며 “이번 당대회는 새로운 지도 체제와 의사결정 및 권력 운용 방식이 공식화하는 무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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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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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주석 장기집권 이미 기정사실화

중국 공산당이나 정부는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시진핑 주석의 3연임에 대해 말을 꺼낸 적이 없다. 하지만 베이징 주변에서 시 주석의 장기집권은 이미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진다. 10월 당대회는 시 주석이 마오쩌둥 이후 처음으로 3연임하는 지도자가 되기 위한 형식적 절차라는 설명이다. 먼저 시 주석은 지난 2017년 19차 당대회에서 후계자를 지명하지 않으면서 장기집권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중국 공산당은 그동안 당서기가 첫 번째 임기 5년을 마친 시점에 후계자를 지명해왔다. 시진핑 역시 2007년 제17차 당대회에서 후계자로 지명된 후 후진타오 정권 후반부 5년 동안 후계자 수업을 받았다.

시 주석이 더 노골적으로 장기집권 야욕을 드러낸 건 2018년 헌법 개정이다. 당시 공산당은 헌법 개정을 통해국가주석 3연임 금지 규정을 삭제했다. 집권 연장을 위한 법적 장애물부터 제거한 것이다. 또 작년 11월 채택된 제3차 역사결의(당의 100년 분투의 중대 성취와 역사 경험에 관한 중국공산당 중앙의 결의)를 통해 시 주석 집권 연장에 대한 사상 측면의 사전 정지작업도 마무리했다. 당 대회가 10월에 개최된다는 점도 3연임이 사실상 확정된 것을 의미한다는 해석도 나온다. 과거 권력이 이양되는 시점의 당대회는 모두 11월에 개최됐고 기존 지도자가 연임하는 당대회는 10월에 개최됐었기 때문이다.

당대회를 앞두고 시 주석이 해외순방에 나선 점도 눈여겨볼 만한 대목이다. 2020년 초 코로나19 팬데믹 발생 이후 해외순방을 중단했던 시 주석은 당대회를 불과 한 달 앞두고 일대일로 핵심국가인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을 방문했다. 32개월 만의 해외순방이었다. 베이징 소식통은 “시 주석이 당대회를 앞두고 베이징을 비울 수 있었던 건 이미 자신의 3연임에 대해 공산당 원로나 당 내부 파벌들 간 조율이 끝났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공고해지는 1인 지배 체제

문일현 교수는 “시 주석의 3연임은 집권 기간 연장이라는 사실 외에 중국 집단지도 체제가 사실상 붕괴되는 것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과거 덩샤오핑은 문화대혁명과 같은 1인 권력 독점의 폐해를 막기 위해 공산당 지도부의 집단의사결정 체제를 도입했다. 국가 주요사안에 대해 공산당 최고 지도부인 상무위원회가 함께 의사결정을 내리는 시스템이다. 공산당은 최고 권력자가 마음대로 권력을 휘두르는 서방 정치 체제보다 중국 공산당의 집단지도 체제가 더 우수하다고 선전해왔다.

하지만 시 주석 집권 이후 집단지도 체제의 전통은 크게 퇴보했다. 정치국 상무위원회 구성원들의 협의에 따른 의사결정, 파벌 간 견제·균형, 차차기 지도자를 미리 발탁해둠으로써 정치투쟁의 여지를 줄인 것 등 집단지도 체제를 구성해온 요소들이 시 주석 집권 10년간 점차 약화됐다. 대신 시 주석 중심의 의사결정 구조가 강화됐다. 그동안 총리가 담당했던 경제정책 등도 모두 시 주석이 직접 컨트롤하는 방식으로 변경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이 같은 ‘집중통일영도’는 이번 당대회를 계기로 중국 권력구조의 새로운 시스템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위해 당대회에서 시 주석의 핵심 주장들을 당장(黨章·당헌)에 포함시키는 방안도 추진된다. 정부보다 공산당이 우위에 있는 중국은 공산당 당헌인 당장이 헌법보다 더 높은 위치에 있다. 당헌 개정은 5년에 한 번 열리는 당대회에서 이뤄진다.

전문가들은 이번 당헌 개정은 결국 시 주석의 3연임에 대한 정당성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먼저 지난 2017년 19차 당대회 때 당헌에 삽입된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을 이번에 ‘시진핑 사상’이라는 용어로 바꿀 가능성이 제기된다. 지금은 16자에 달하는 명칭을 ‘시진핑 사상’으로 압축하면 현재 당헌에 들어 ‘마오쩌둥 사상’과 같은 형식이 된다.

알프레드 우 싱가포르국립대 교수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이런 조치는 시 주석을 당 이데올로기에서 마오쩌둥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공산당이 당장 개정을 통해 1982년 폐지된 당 주석제를 부활시킬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이런 연장선에서 시 주석이 결국 종신 집권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베이징 외교소식통은 “시 주석은 5년 뒤에 권력을 내려놓기에는 이미 너무 많은 적을 만들었다”며 “결국 시 주석이 4연임 또는 종신집권이라는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고령은 변수가 될 수 있다. 2027년 21차 당대회 때 시 주석의 나이는 74세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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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지난 8월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 이후 대만해협 중간선 너머로 군용기를 상시적으로 투입하며 무력 시위 강도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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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인의 상무위원 구성에도 관심

시진핑의 절대권력으로 과거보다 영향력이 줄어들기는 했지만 20차 당대회에서 새롭게 구성될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회에도 관심이 쏠린다. 상무위원회는 중국 공산당의 최대 지도부로 현재 7인으로 구성돼있다. 현재 정치국 상무위원은 시 주석을 포함해 리커창 총리(67), 리잔수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72), 왕양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67), 왕후닝 공산당 중앙서기처 서기(67), 자오러지 중앙기율위 서기(65), 한정 국무원 부총리(68) 등이다. 최고 지도부 구성원에 대해 불문율로 자리 잡은 ‘7상8하(七上八下·67세는 유임하고 68세는 은퇴한다)’ 원칙을 놓고 볼 때 시 주석을 제외한 리잔수 상무위원장과 한정 부총리가 물러나야 한다. 또 68세에 도달하지 않은 다른 상무위원 중 물러나는 사람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누가 정치국 상무위에 새로 진입할 것인지, 시 주석의 측근 그룹과 상하이방(上海幇·상하이 출신 정·재계 인맥), 공청단(공산주의청년단)파 등은 어떤 식으로 자리를 나눌지 등이 관심이다. SCMP는 차기 상무위원 후보로 후춘화 부총리(59), 천민얼(62) 충칭시 당서기(62), 딩쉐샹 주앙판공청 주임(60), 리창 상하이시 당서기(63) 등을 꼽았다. 특히 시 주석과 경제정책 방향을 놓고 미묘한 의견 차를 보였던 리 총리의 거취에 시선이 쏠린다. 요미우리신문은 리 총리가 현 상무위원직을 유지하면서 전인대 상무위원장으로 자리를 옮길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미·중 갈등과 대만 사태 분수령

시 주석의 3연임이 확정되면 미중 패권전쟁과 대만해협 갈등도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가능성이 높다. 시 주석의 장기집권 명분 중 하나가 ‘전쟁 중에 장수를 바꾸지 않는다’는 것이다. 총칼 없는 전쟁이기는 하지만 미중 갈등 국면에 따라 중국의 미래가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중국에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한 시기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시 주석은 3연임이 확정된 이후 과거보다 더 강경한 입장으로 미국을 상대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시 주석이 과거 집권 10년간 강조해온 중국몽(中國夢·중국의 꿈)을 위해서라도 양보보다는 전쟁을 택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일각에선 ‘대만 카드’가 미·중 양국을 ‘투키디데스 함정’으로 이끄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투키디데스의 함정은 기존 강대국이 신흥 강대국의 부상을 우려해 견제에 나서면서 결국 두 강대국이 충돌하게 된다는 내용이다. 시 주석은 자신이 달성해야 할 최대 과업으로 대만 통일을 꼽고 있다. 중국은 대만 섬을 통치한 적이 없지만, 어떤 희생을 치러서도 꼭 되찾아야 할 ‘미수복 영토’로 간주한다. 마카오와 홍콩을 돌려받고, 이젠 대만 통일만 남았다는 것이다. 베이징 주변에서는 결국 시 주석이 대만 통일을 위해 군사 작전을 개시할 수 있다는 추측이 꾸준히 흘러나온다.

[손일선 특파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45호 (2022년 10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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