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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론스타 판정문에 한국 정부에 불리한 '보충의견'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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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워 중재인 "론스타 책임 50% 미만" 주장
'주가조작 사건은 론스타 과실' 동의하면서도
"판례상 불법행위만으론 책임 절반 인정 안해"
"론스타 판단 오류 없다면 한국 정부 책임 더 커"
한국일보

론스타 한국 사무실이 있던 서울 강남구 역삼동 스타타워 로비. 한국일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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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와 한국 정부의 국제분쟁 사건 중재판정문에 "론스타 손실액 가운데 론스타 책임은 50% 미만으로 보는 게 적절했다"는 '보충의견'이 적시된 사실이 확인됐다. 법무부가 한국 정부의 책임이 없다는 소수의견뿐 아니라, 보충의견까지 고려해 향후 판정 취소 신청을 신중히 준비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전날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 중재판정부의 한국 정부와 론스타 사이의 투자자-국가 국제분쟁해결제도(ISDS) 사건 판정문 전문을 원문으로 공개했다. 판정문은 405페이지 분량으로, 중재판정 결과로 인정받는 '다수의견(중재인 3명 중 2명 의견)' 내용이 주로 기재돼 있다.

다수의견은 론스타의 "2011년 외환은행 매각 과정에 4억3,300만 달러 싸게 팔아 손해를 봤다"는 주장과 관련해 손해액의 절반을 인정했다. 론스타가 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으로 유죄를 받은 사실이 가격 인하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에 론스타 측에 50% 과실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중재판정문에선 한국 정부가 의도적으로 매각을 지연해 가격 인하를 압박했기 때문에 론스타 손해액의 50%는 한국 정부 책임이라고 결론 내렸다.

다만 다수의견을 낸 2명 중 1명(찰스 브라워 중재인)은 별도로 '보충의견'을 개진했다. 브라워 중재인은 "중재판정부의 다수결을 구성하기 위해 다수의견에 동참했다"고 밝히면서, 론스타가 청구한 손해액에 대한 론스타와 한국 정부 책임의 분배에 대해 다른 의견을 드러냈다. 다수의견은 론스타가 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에 연루된 점 때문에 손해액 절반의 책임이 있다고 인정했지만, 브라워 중재인은 형사처벌 전력만 고려하면 론스타의 책임은 50%보다 적다는 의견을 냈다.

브라워 중재인은 ICSID의 과거 판례를 근거로 제시했다. 청구인이 손해의 50% 책임을 지는 경우는 불법행위가 존재하고, 청구인이 투자와 관련해 부실하게 실사하는 등 '판단 오류'로 스스로 손실을 만들었을 때 인정된다는 것이다.

브라워 중재인은 보충의견 결론에서 한국 정부 책임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한국의 금융위원회가 투자보호협정(BIT)의 공정한 대우 규정을 명백히 위반했다"며 "법에 따라 행동하기보다는 정치적 비판을 피하려고 고의적으로 외환은행 매각가를 낮추기 위해 지연 행위를 한 것을 고려하면, 손실액 중 론스타 책임을 50% 미만으로 배분하는 게 적절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법조계에선 법무부가 향후 판정 취소 및 집행정지 신청 절차를 밟으면서 보충의견을 충분히 참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법무부는 "외환은행 매각 가격 인하로 발생한 론스타 손실에 한국 정부 책임이 없다"는 '소수의견(브리짓 스턴 중재인)'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브라워 중재인의 보충의견이 한국 정부에 가장 불리한 의견이고 강도로 따지면 그 뒤를 다수의견과 소수의견이 뒤따른다"는 게 국재분쟁 소송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한 국제분쟁 전문 변호사는 "법무부가 한국 정부 책임이 없다고 주장하는 소수의견에만 주목하지 말고 보충의견까지 감안해 전략을 짜야 판정 취소나 집행정지 신청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무 기자 allclea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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