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과로·차별·따돌림이 대표적 문제…정부 개입해야"
인도의 의료시설에서 정신질환 상담을 하는 모습 |
(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노동기구(ILO)가 직장 내 근로자들의 정신건강을 관리하기 위한 지침을 만들어 제시했다.
코로나19 대유행 속에 불안과 우울감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어났지만 정신건강을 증진하기 위한 각국의 노력은 부족하다는 지적도 했다.
WHO와 ILO는 28일(현지시간) 공동 보도자료를 통해 "코로나19로 전 세계에 불안감과 우울증을 겪는 인구가 일반적으로 25% 증가했지만 정신건강을 지키기 위해 각국 정부가 마련한 재원 등은 만성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라고 밝혔다.
두 기구는 "2020년 기준으로 전 세계 정부의 의료예산 가운데 정신건강 관련 지출액의 비율은 평균 2%에 그쳤으며 중하위 소득 국가는 1%를 밑돈다"고 지적했다.
두 기구는 각국 정부가 개입할 수 있는 주요 건강 문제로 직장 내 정신건강을 꼽고 관리 지침을 마련했다.
WHO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정신적 장애를 겪는 인구는 2019년 기준으로 10억명에 이르며 직장에서 경험하는 과로와 차별, 따돌림 등이 정신건강을 해치는 대표적 원인 가운데 하나로 지목된다.
새로 마련된 지침은 직장에서 정신건강에 문제가 있는 노동자의 애로사항을 듣고 요청을 접수할 방법을 개선할 것을 주문했다.
정신건강 문제가 심각한 노동자가 치료를 받고 다시 유급 고용 상태로 복귀할 수 있도록 정부가 각종 고용 지원책으로 개입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직장 내 관리자 교육을 통해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만한 업무 환경을 미리 개선하게 하고 직원 정신건강을 관리할 수 있는 역량을 회사에서 키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새 지침은 정신건강에 부정적인 작업 상황과 직장 문화를 개선하고 노동자들이 절실하게 원하는 지원을 어떻게 제공할 수 있는지를 다루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이 라이더 ILO 사무총장은 "낙인과 따돌림을 막기 위해 직장 내 작업 환경을 바꾸고 정신건강에 문제가 있는 직원이 보호를 받고 있다는 점을 스스로 느낄 수 있도록 각국은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prayer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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