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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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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판로 막힌 K-게임, PC · 콘솔 앞세워 북미 · 유럽 개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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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게임진

국내 게임업계가 PC와 콘솔 플랫폼에 힘을 싣고 있다. 북미와 유럽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 개척이 배경으로 풀이된다.<사진=지난 8월 독일 쾰른에서 열린 게임전시회 ‘게임스컴’에 마련된 네오위즈 ‘P의 거짓’ 부스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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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게임업계의 시선이 북미와 유럽 시장으로 쏠리고 있다. 최고 수출지역이었던 중국 시장 판로가 사실상 닫힌 것이 배경 중 하나로 꼽힌다.

최근 다수의 국내 게임기업은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한 전략으로 PC 및 콘솔 플랫폼으로의 확장을 꾀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PC·콘솔 멀티플랫폼 MMORPG ‘쓰론앤리버티’와 콘솔 기반 인터랙티브 무비 ‘프로젝트 M’ 등을 준비 중이고 모바일 중심의 넷마블도 ‘오버프라임’, ‘스쿼드배틀’ 등의 PC 기반 신작을 출시할 계획이다.

가장 플랫폼 다변화에 힘을 쓰는 곳은 넥슨이다. 넥슨이 준비 중인 신작 PC게임만 8종 이상이다. ‘카트라이더: 드리프트’와 ‘퍼스트 디센던트’, ‘아크레이더스’ 등의 신작은 콘솔 플랫폼까지 지원한다.

여기에 네오위즈의 ‘P의 거짓’, 데브시스터즈의 ‘데드사이드클럽’과 ‘쿠키런: 오븐스매시’, 시프트업의 ‘스텔라블레이드’, 카카오게임즈의 ‘디스테라’, 크래프톤의 ‘칼리스토 프로토콜’, 펄어비스의 ‘붉은사막’과 ‘도깨비’, 라인게임즈의 ‘퀀텀나이츠’와 ‘창세기전’ 등도 PC 및 콘솔 게임으로 준비 중인 신작들이다.

한동안 모바일게임 시장에 집중했던 국내 기업들이 PC와 콘솔 개발에 공을 들이는 것은 각 기업별로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중국 이외 지역 개척의 필요성과 핵심 공략 지역인 북미와 유럽 내 콘솔 플랫폼의 강세 등이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국내와는 다른 모바일 환경과 미개척 시장이 콘솔뿐이라는 현실적인 판단도 자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국내 게임기업의 대다수는 2010년대 초중반부터 PC온라인에서 모바일게임으로 사업의 중심을 옮겨왔다. 모바일게임 시장의 규모가 급속도로 성장했기 때문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21 대한민국게임백서’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전세계 게임 시장 규모 2096억5800만 달러 중 모바일게임 시장은 절반에 가까운 893억4800만 달러를 차지했다. 2023년 예상 규모는 1174억8500만 달러로 여전히 1위 시장을 점유할 전망이다.

그러나 지역별 플랫폼 비중을 살피면 다소 다른 결이 나타난다. 모바일게임 시장은 아시아 지역에서는 57.6%의 비중을 차지하지만 북미에서는 35.1%, 유럽에서는 27.8%에 그친다. 특히 아시아 모바일게임 시장의 성장을 주도하는 곳은 중국으로 2020년 기준 45%의 비중을 점유했다.

문제는 국내 기업의 최고 수출 지역인 중국으로의 판로가 사실상 닫혀 있다는 점이다. 중국 정부는 우리나라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반발하며 2017년부터 한국 게임에 대한 현지 유통 허가(판호)를 내주지 않고 있다. 2020년 기준 국내 게임의 주요 수출국 중 중국은 35.3%의 비중으로 여전히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전년대비 5.3%p 감소했다. 중국 이외의 판로 개척이 필요성이 커지는 상황이다. 한국 게임기업 입장에서는 전세계 게임 시장의 절반 이상을 점유하는 북미와 유럽 시장 진출을 고려할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북미와 유럽 지역의 경우 전통적으로 콘솔 게임이 강세를 보이는 곳이다. 북미와 유럽 지역의 콘솔 게임 시장 비중은 각각 39.4%, 39.6%를 차지한다. 최근 시장 흐름이 멀티플랫폼이 기본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PC게임의 상당 부분은 콘솔 시장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기도 하다. 북미와 유럽에서 콘솔과 PC를 합한 시장 규모는 전체 게임 시장의 절반 수준이다. 2023년까지 콘솔 시장은 연평균 7.2%, PC 시장은 8.3%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실제 엔씨소프트의 경우 콘솔 플랫폼 확장 이유가 명확하다. 글로벌 도전과 장르 다변화다. 특히 수년간 문을 두드렸던 북미 시장에서의 입지 강화에 좀 더 무게를 싣고 있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지난 2020년 3월 주주총회에서 콘솔까지 플랫폼을 확장해 글로벌 종합 게임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밝힌 이후 매년 주주들에게 이를 강조하고 있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회사의 방점이 글로벌에 맞춰있고 이에 연장선에서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면서 콘솔 플랫폼에 진출하는 것”이라며 “모바일게임 시장도 크지만 PC와 콘솔을 합치면 더 큰 시장”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국내 시장과 달리 고사양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모바일 환경이 아닌 것도 하나의 이유라는 의견도 있다. 상대적으로 모바일게임 소비자에 대한 고사양 스마트폰 보급률이 높지 않고 네트워크 환경도 차이가 있다는 설명이다. 코어 게이머층에게 익숙한 콘솔 지원이 늘어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PC와 콘솔 게임은 모바일게임 제작에 비해 여러 제약에서도 자유로운 편이다. 한국에서도 모바일게임의 PC 버전 제공은 보편화되는 상황이다.

유니티, 언리얼 등 상용 엔진의 발전으로 콘솔과 PC 버전을 동시에 준비하는 것이 쉬워졌고 콘솔 플랫폼 홀더들이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며 한국 기업의 참여를 독려하는 측면도 있다는 분석도 있다. 새롭게 진출할 시장이 콘솔만 남았다는 것도 최근 변화의 배경으로 꼽힌다. 한국과 비슷한 성장 역사를 지닌 중국도 최근 콘솔 분야 투자가 늘어나는 추세다.

업계 한 관계자는 “PC와 콘솔 게임 제작에 나서는 것은 플랫폼 확대가 주요 이유로 다른 나라는 우리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모바일 기기 사양이 좋지 않은 편이고 PC로 게임을 하지 않는 곳도 있어 여러 요구를 맞추려면 콘솔 지원이 맞다”라며 “중국 시장이 원활하지 않은 것도 하나의 이유로 북미와 유럽 시장에 진출해야 하는 영향도 있다고 본다”라고 설명했다.

[임영택 게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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