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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3 (수)

뮤지컬 영화 도전 염정아 "첫사랑은 모두의 가장 찬란한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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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개봉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

주연 염정아 첫 뮤지컬 연기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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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 주연 배우 염정아를 지난 21일 서울 삼청동 카페에서 만났다.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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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본 읽을 때부터 정해져 있던 노래들이거든요. 가사랑 대사가 너무 잘 맞는 거예요.”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28일 개봉)로 뮤지컬 연기에 도전한 배우 염정아(50)의 말이다. 드라마 ‘SKY캐슬’ 직후 오랫동안 뮤지컬 영화 출연을 꿈꿨음을 밝힌 그는 1년도 안 돼 ‘인생은 아름다워’에 캐스팅됐다.

최근 서울 삼청동 카페에서 만난 그는 “연기하는데 음악이 같이 있다는 것 자체가 신나고 흥미로웠다”고 했다. “언제쯤 사랑을 다 알까요~” 하고 즉석에서 이문세의 ‘알 수 없는 인생’ 한 소절도 불렀다.

그가 맡은 주인공 세연은 평생 헌신한 가족에게 투명인간 취급받는 주부. 갑작스러운 시한부 암 선고를 받은 그는 생애 마지막일지 모를 스스로를 위한 생일선물로 고교 시절 첫사랑을 찾아 나선다. 마지못해 따라나선 남편 진봉(류승룡)까지, 부부의 추억 여행이 1970~2000년대 유행가와 어우러지는 주크박스 뮤지컬 영화다.



1년간 노래 연습…유일하게 라이브 녹음한 그 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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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인생은 아름다워'에서 20대 연애하던 시절의 세연과 진봉.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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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중현의 ‘미인’, 임병수의 ‘아이스크림 사랑’, 유열의 ‘이별이래’ 등 전주만 들어도 알만한 곡들의 색다른 활용이 재밌다. 세연의 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아들이 엄마와 통화하며 부르는 이적의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이 한 예다. 연인 사이 이별을 암시하는 듯한 가사가 극 중 모자(母子) 상황에 절묘하게 들어맞아, 눈물샘을 자극한다.

JTBC 음악 예능 ‘슈퍼밴드’ 출신의 밴드 ‘호피폴라’ 보컬 하현상이 아들 역할로 스크린 데뷔했다.

염정아는 “그 노래는 현상이가 현장에서 전화기에 대고 불렀다. 유일하게 라이브 현장음을 쓴 노래”라 자랑했다. 진봉이 토이의 ‘뜨거운 안녕’을 부르는 장면은 촬영 도중 그가 생각지 않게 눈물을 쏟기도 했다. 춤추고 노래하는 연기가 처음이다 보니, 1년 가까이 보컬·안무 트레이너와 각각 맹훈련했다.

“녹음실 갈 때마다 목에 좋다는 건 다 먹었다. 이승철의 ‘잠도 오지 않는 밤에’는 맛을 살리기 위해 키를 높여 보컬 트레이너와 맹연습을 했다”면서 “대형 세트에서 며칠 간 찍은 휴게소 장면은 현장에서 립싱크 하랴 박자 맞추랴 쉽지 않았다”고 돌이켰다.



미스코리아 하느라 못해본 20대 연애, 류승룡과 직접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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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3 수험생 자녀를 둔 학부모가 된 부부는 세연의 암선고 후에도 마음의 거리를 쉽사리 좁히지 못 한다.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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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박세완이 세연의 고교 시절을 연기한 부분을 빼면, 세연과 진봉이 처음 만나는 대학 시절부터 염정아·류승룡이 직접 연기했다. 50대인 배우들의 나이 탓에 실소가 터질 법한 장면들을 두 배우가 능청스러운 감정 연기로 살려냈다.

“당연히 20대는 젊은 배우가 할 줄 알았는데 재밌는 경험이었다. 저희만 튈까 봐 류승룡 배우의 실제 친구들, 대학에서 춤 가르치는 교수님도 20대 배역에 섭외했다”고 말했다.

“1991년 대학 신입생 때부터 미스코리아 활동을 시작해서 진봉과 세연 같은 연애는 해본 적 없지만, 그게 뭔지 잘 알겠더라”면서다.

그는 또 “‘SKY캐슬’ 같은 ‘센 캐릭터’로 많이 기억해주시지만, ‘라라랜드’ ‘맘마미아’ 같은 뮤지컬 영화와 로맨틱 코미디를 좋아한다. 이번 연기하면서도 실제 제 일상과 가까워서 재밌었다”며 “세연에게 푹 빠져 촬영 기간 내내 세연처럼 지냈다. 대사 하나하나가 내 입으로 만든 말처럼 와 닿았다”고 했다.



'삼시세끼' 편안한 '큰손'? 원래 성격 이랬죠



“저도 집에서는 보통 엄마고, 아내니까요.”

이렇게 운을 뗀 염정아는 세연이 뒤늦게 첫사랑을 찾는 데 대해 “‘나’로 살아온 가장 찬란한 순간이어서가 아닐까”라며 “어제 관객 반응을 보러 일반 시사회에 갔다가 제가 더 많이 울었다”고 했다.

세련되고 도회적 이미지가 강했던 그는 영화 ‘마트’ ‘완벽한 타인’ 등에서 현실에 찌들어 사는 중년 여성 캐릭터를 공감 가게 소화하며 영역을 넓혀왔다. tvN 예능 ‘삼시세끼’에서 음식을 뭐든 많이 차려내는 ‘큰손’ 이미지도 얻었다.

“예능 덕분에 대중이 저를 좀 더 편안하게 봐주신 것 같은데 원래 성격이 그렇다”면서 “나이 들며 만난 작품들에서 현장을 더 즐기면서 찍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영화 ‘외계+인’에서 도술을 부리는 고려 시대 도사가 됐던 그는 차기작 ‘밀수’에서 상대역 김혜수와 본격 액션에 나선다. “춤은 어느 정도 되는데 액션은 연속 동작이 잘 안 되더라고요. 몸 쓰는 데 서툴지만, 그 작품을 너무 하고 싶어서 도전하게 됐습니다.”

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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