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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최고의 4차 산업형 장애 인재를 만나다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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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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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새 정부의 110대 국정과제가 발표되었다. 장애인 관련 정책 중 장애특성과 유형을 고려한 맞춤형 디지털 센터를 확충해 나가겠다는 내용이 주목을 받았다. 4차 산업형 인재 육성을 통해 장애인의 고용 기회를 확대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은 장애인의 일상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청각장애인을 위해 음성에 대한 실시간 자막을 제공하는 문자통역서비스, 위치정보시스템(GPS)을 활용해 시각장애인의 안전한 이동을 돕는 도보 내비게이션이 AI와 빅데이터를 활용해 장애인의 눈과 귀가 되는 대표 기술들이다.

이 기술들의 공통점은 개발과정에 실제 사용 대상자인 장애인들을 참여시켰다는 것이다. 문자통역서비스 개발 과정에서 청각장애인 200명의 의견을 수렴했으며, 도보 내비게이션 제작을 위한 빅데이터 수집에도 장애인이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기술개발과정에 장애인이 단순히 참여하는 것을 넘어 장애인을 직접 채용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오픈핸즈'는 정보기술(IT) 솔루션 및 서비스 품질 보증 업무, 정보보안 업무 등 전체 장애인 근로자의 절반 이상을 IT 분야에서 채용하고 있다. 인공지능 데이터 수집·가공 및 소프트웨어 테스트 전문기업인 '테스트웍스'는 데이터 라벨링 작업을 위해 장애인 근로자를 활용하고 있다. 데이터 라벨링은 인공지능 학습 데이터에 특정 값을 부여해 인공지능 능력을 높이는 작업으로, 컴퓨터 활용 능력이 있는 발달장애인과 청각장애인을 채용해 함께 일하고 있다.

이처럼 기술혁신이 가져온 변화는 일상생활뿐 아니라 노동시장, 그리고 장애인 일자리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장애인이 정보통신기술(ICT) 등 차세대 기술 분야에서 일하는 모습과 4차 산업형 인재육성을 통해 장애인 일자리를 확대하겠다는 정부 정책은 장애인이 기능 향상을 통해 기존에 진출하지 못했던 첨단산업 분야에 진출할 수 있다는 희망을 제시한다.

장애인의 기능 향상을 도모하고 기업의 장애인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 매년 열리는 기능경연의 장이 있다. 바로 전국장애인기능경기대회이다. 올해도 지난 20일부터 23일까지, 제주에서 4일간 열렸다. 3D제품디자인, 메카트로닉스 등 4차 산업 혁명을 대비한 직종을 비롯해 40개 직종에 400여 명 선수가 참가했다. 최선을 다하는 선수들의 모습 속에서 최고의 4차 산업형 장애인재를 만날 수 있었고, 그들이 대회장에서 흘리는 땀방울을 보며 기술혁신 시대에 장애인도 중심에 설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앞으로도 매년 개최되는 전국장애인기능경기대회를 통해 우수한 기능을 갖춘 장애인재들이 양성되고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누리는 따뜻한 기술혁신의 시대가 오기를 기원한다.
한국일보

조향현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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