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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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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해 핵 시위부터 나토와 확전까지'…푸틴 핵 사용 시나리오 4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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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분석전문가 조셉 시린시온, WP 기고문 통해 경고

"푸틴 핵 사용 확률 점치기보다 대응책 마련이 더 중요"

뉴스1

2차 세계대전 말미인 1945년 8월 6일 일본 히로시마에 미군 B-29 폭격기가 원자폭탄을 투하, 버섯 구름이 형성된 모습. 당시 공격으로 약 14만 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폭격 자체에서 살아았더라도, 심각한 방사능 피폭으로 곧 사망한 사람이 많았다. 사진은 히로시마 평화기념관 제공. ⓒ AFP=뉴스1 ⓒ News1 최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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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군사 동원령 발표와 점령지 주민투표로 우크라이나 전쟁 긴장을 한껏 고조시키는 가운데, 러시아는 합병을 추진 중인 우크라이나 점령지에서 유사시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러측 고위 당국자들이 잇달아 발신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전 러시아 대통령(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전략 핵무기를 포함, 러시아 무기고에 있는 모든 무기를 우크라이나로부터 합병한 러시아 영토 방어에 사용할 수 있다"고 했고,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적의 군사 공격에 따른 국가 존립 위협 시 핵무기 사용을 허용하는) 러시아 군사교리가 점령지에도 적용된다"고 밝혔다.

이 같은 러시아발 핵 위협은 과연 현실이 될까. '핵 악몽: 너무 늦기 전에 세상을 보호(Nuclear Nightmares: Securing the World Before It Is Too Late)'의 저자 조셉 시린시온은 26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 기고문을 통해 그럴 수 있다고 봤다.

시린시온은 "핵 위협이 허세가 아니라는 푸틴의 말을 우리는 받아들여야 한다"고 경고했다. 특히 핵 위협이 현실화 할 확률을 추정하는 건 중요하지 않으며, 확률이 10%든 40%든 그 가능성을 최소화하고 사전 대응책을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의 핵 사용 시나리오 4가지를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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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 AFP=뉴스1 자료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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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용 발사: 우선 생각할 수 있는 한 가지 옵션은 서방이 심각성을 인지하고 물러나도록 흑해 등 일부 무인 지역에 핵무기를 발사하는 것이다. 아무도 죽지 않고 그 어떤 물리적 손상도 발생하지 않지만, 세계를 멈춰 세울 수 있는 고강도 무력시위다. 이러한 핵 폭발에는 미국의 핵 맞대응도 필요하지 않다. 추가 확전을 막기 위한 러시아 고립 심화나 새 제재 부과 정도의 대응이 예상된다.

다만 시린시온은 이 옵션을 러시아가 선택할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1945년 미국이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서 실시했던 원자폭탄 위력 시험 '맨해튼 프로젝트' 당시 일부 과학자들도 미군 수뇌부에 이 옵션을 제안했지만, 미군 측은 '충분히 충격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거부하고 결국 실사용을 강행했다. 러시아도 같은 이유로 이 옵션은 채택하지 않을 것이란 게 시린시온의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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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탑재가 가능하며 기존 방공망을 뚫는 것으로 알려진 러시아의 최신예 탄도미사일 '이스칸데르-M'.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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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탑재가 가능하며 기존 방공망을 뚫는 것으로 알려진 러시아의 최신예 탄도미사일 '이스칸데르-M' 미사일 발사대가 지난 5월 7일 모스크바 붉은 광장에서 전승절(5월 9일 독소전쟁 승리 77주년) 열병식 리허설을 진행하는 모습. 2022. 5. 7. ⓒ AFP=뉴스1 ⓒ News1 최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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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위력 핵무기 사용: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군사 목표물에 저위력 핵무기를 사용하는 시나리오도 있다. 적게는 수백 명에서 많게는 수천 명이 사망하는 등 상당한 피해가 우려된다. 이 경우 그간 재래식 전쟁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된 단거리 탄도미사일 '이스칸데르' 등 지상발사순항미사일에 10킬로톤(kt) 규모 탄두 하나를 탑재해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

핵무기의 위력을 나타내는 킬로톤은 단위당 TNT(trinitrotoluene) 1000톤(t)의 폭발력을 갖는다. 10kt이면 TNT 1만t에 해당한다. 참고로 히로시마를 파괴한 원자폭탄은 15kt이었다. 현재 미국과 러시아가 보유한 대부분의 핵탄두는 100~1000kt이지만, 일각에서는 러시아가 한 자릿수 대의 소형 탄두도 보유하고 있다는 추정도 나온다. 사용해봄 직한 저위력 핵무기를 가졌다는 의미다.

시린시온은 이 같은 저위력 핵무기 사용이 가장 가능성 높은 시나리오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 경우에도 미국이 반드시 핵 맞대응을 할 필요는 없다고 봤다. 대신 미국은 첫 번째 시나리오의 제재와 고립에 더해 우크라이나에 군사 지원을 강화하고, 핵무기 사용에 직접적 책임이 있는 러시아 군 부대를 향해 미국 단독 또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공동 차원의 공격을 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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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열린 제77차 유엔 총회서 화상 연설을 통해 러시아의 국제기구 표결권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지위 박탈을 호소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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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용량 핵무기 사용: 러시아가 50~100kt 폭발력을 가진 대용량 핵무기를 사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이 경우 피해 규모는 히로시마 폭발의 약 3~6배까지 늘어난다. 수만 명이 막대한 피해를 입는 것은 물론, 방사선 피폭도 방대할 것이다. 목표물이 키이우라면 우크라이나 지도부는 한방에 사라진다.

시린시온은 이 같은 위력의 핵 공격은 가능성이 낮지만, 발생 시 미국과 나토의 직접적인 대응을 거의 확실히 촉발할 것이라고 전했다. 공격에 책임이 있는 부대를 포함해 러시아군 전체를 공격할 강력한 재래식 무기 사용은 물론, 대규모 사이버 작전을 수반할 가능성도 높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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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16일(현지시간) 키이우 인근 이르핀의 참상을 보고 침통한 표정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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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 공격=3차 대전: 가장 실현 가능성 낮은 시나리오지만, 러시아의 초기 핵 사용 교리에는 나토 공격물을 공격할 수 있는 옵션이 포함돼 있다. 장거리 미사일이나 공중 발사 순항 미사일을 이용, 독일과 그 주변 어딘가인 중부 유럽 나토 땅을 공격할 수 있다.

이 경우 2차 세계대전 이후 나토(특히 유럽) 땅에 전례 없는 수준의 파괴를 가하고, 나토의 핵 대응도 유발할 수 있다고 시린시온은 전했다. 이때의 대응으로 제한된 수준의 핵 반격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지만, 푸틴이나 그 지휘 하의 무기 제거를 위한 전면적인 재래식 공격일 가능성이 더 크다고 그는 전망했다.

끝으로 시린시온은 "이것들은 고려해 볼 만한 끔찍한 시나리오"라며 "푸틴이 선을 넘지 못하도록 막기 위한 대규모 정치적 대응 준비를 위해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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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현지시간)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서 한 남성이 러시아 정부의 '우크라이나 전쟁 참전 예비군 부분 동원령' 항의 시위를 벌이다가 전경들에게 진압되고 있다. 2022.09.21 ⓒ AFP=뉴스1 ⓒ News1 정윤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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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b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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